[사람 사람] 代이어 제과제빵 장인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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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오는 11일부터 26일까지 스위스 상갈렌에서 열리는 제37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제과제빵 부문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김영훈(22)씨는 어릴 때부터 제빵 기술을 배우겠다며 몸부림쳤다가 꿈을 이룬 기능인이다.

한참 뛰어놀 나이인 중학교 1년,그의 나이 13세 때 金씨는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겠다며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서울 강남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제과점을 운영하는 제과기능장인 부친 김영모씨는 "심부름을 시키면 다른 사람들은 창피하다며 위생복을 몰래 벗어놓고 가는데 영훈이는 그대로 입고 나가 '나 멋지지'라며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다녔다"며 "아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영국에서 배운 것이 영 신통찮았던지 그는 4년 뒤 유럽 음식문화의 본고장으로 일컬어지는 프랑스로 가 리옹전문제과기술학교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그의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1년 만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프랑스 제과자격증을 따냈다.

프랑스 일간지가 당시 그의 무서운 성장을 소개할 정도였다. 그러나 金씨에게 자격증은 거쳐가는 길목의 검문소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 1월 그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월드페스트리컵 아이스카빙(아이스크림 케이크와 얼음공예) 부문에서 세계 각국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에 돌아왔다.유학을 떠난 지 8년 만이다. 기능올림픽에서 제과제빵 부문이 유난히 약했던 한국의 기능 실력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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