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스라엘 "서안지구 불법 정착촌 해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은 4일 요르단 남부 항구도시 아카바에서 열린 중동평화회담에서 2005년까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창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로드맵(단계별 평화정착안)'에 착수하는 데 합의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회담 후 회견에서 이같이 선언했다. 이라크전 후 로드맵을 발표했던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중동평화 로드맵을 조율하기 위해 중동에 조정팀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바스 총리는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봉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하지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행위에 대한 평화적 투쟁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한편 장차 독립국가 창설을 위해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영토를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이 지역 내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3일에도 이집트 시나이반도 남단의 휴양도시 샤름 알셰이흐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비롯한 아랍 온건국가 지도자들과 회담을 하고 로드맵에 대한 지지와 테러척결의 다짐을 이끌어냈다.

이라크 전쟁 개시 이전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약속한 부시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중동질서 재편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회담결과에 대해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의 지도자 압둘아지즈 란티시는 "우리는 우리 땅의 한 조각도 포기되는 상황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행위가 종식될 것인지에 불투명한 전망을 남겼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평화정착안의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텔아비브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인의 59%는 로드맵을 찬성했지만 이 평화안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32%에 불과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알자지라 방송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 61%의 아랍인들은 로드맵이 이.팔 분쟁의 해결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