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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라이언항공 항공료 인하 불붙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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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저렴한 항공료로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일랜드의 라이언항공(Ryanair)이 항공요금을 연내 10~15% 더 인하하기로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라이언항공의 요금 인하가 유럽의 항공료 인하 경쟁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항공료가 오르기만을 고대하던 항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항공요금은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이라크전 이후 테러 가능성 때문에 탑승객이 줄면서 이미 많이 하락한 상태다.

라이언항공은 서유럽 지역에만 취항하고 있어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시가총액 기준으로 유럽에서 루프트한자나 에어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력 항공사다.

라이언항공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지난해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과 10억유로의 현금자산을 바탕으로 (항공요금을 내려) 경쟁업체를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라이언항공은 지난 회계연도(3월말 결산)에 항공요금이 평균 6% 떨어졌음에도 전년보다 59% 많은 2억8천1백50만달러(2억3천9백만유로)의 세전 이익을 올렸다. 매출도 전년보다 35% 증가한 8억4천2백50만유로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라이언항공은 전년보다 42% 늘어난 1천5백70만명을 실어 날랐다.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세계 항공업계의 불황 속에서 라이언항공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승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독특한 경영전략 덕분이다. 이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기내식 등 각종 서비스를 없앤 대신 항공요금을 대폭 할인해 여행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라이언항공은 가급적이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공항을 이용한다. 공항 이용료를 줄일 수 있는데다 이.착륙 때 혼잡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어리 CEO는 "3년 내 연 탑승객수 3천만명을 돌파해 탑승객 수에서도 루프트한자와 브리티시항공을 앞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그러나 "라이언항공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앞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요금 인하라는 무기를 계속 휘둘러야 한다"며 향후 이 회사 주가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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