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64)허리가 왜 아픈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하느님이 만물을 창조할때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중의 하나는 두발로 서서 걸어 다닐수 있도록 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두발로 서서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네발로 기는 동물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질병이 생기게 되었으니 그중의 하나가 요통이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치고 한번쫌 허리의 통증을 안 느껴본 사람은 없을 것이고 현재도 상당수의 사람이 요통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척추는 머리와 골반사이에 위치, 사지를 몸통과 연결해 줄뿐만 아니라 몸을 지탱하고 자세와 균형을 잡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흔히 기와집의 대들보, 혹은 범선의 돛대에 비유된다. 요통이란 바로 이 척추의 밑부분인 다섯마디의 요추와 천추부위에 부담이 많이 가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증상이다.
실제 이러한 요통은 오래 서 있거나 허리를 자주 구부려야 하는 경우, 바르지 않은 자세,과격한 운동등에 의해 유발되지만 뼈에 이상이 있는 경우보다는 허리(요천추부)를 에워싼 힘줄이나 근육이 부분적으로 늘어나거나 파열되어 일어나는 일이 흔하다. 이것이 요천추부 염좌로 요통의 주원인이다.
다음으로 흔한 원인은 노화 현상으로 일어나는 퇴행성 척추관절염으로 척추는 2O대부터 이미 노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간혹 요통은 산부인과나 내과병, 혹은 정신과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생긴다.
얼마전 중년부인 한분이 심한 요통과 다리가 저려 진찰을 받으러 왔었다.
이 부인은 자궁병에 의해 허리가 아플 수도 있다는등 주위 사람들의 진단(?)에 따라 지난 1년간 부인과는 물론 운동요법·뜸·침·한약재들 용하다는 치료는 다 받아보았으나 안돼 없어 필자를 찾아왔다.
이학적 검사상 허리를 뒤로 젖힐때 요통이 악화되는 외에 특별한 이상소견은 없었으나 컴퓨터 촬영결과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져 있음이 확인되어 수술로 완치됐다.
이 환자가 좀더 일찍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았더라면 그동안의 고생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몸은 기계와 같아서 척추도 너무 무리하게 쓰면 쉬 닳아 망가지고 오래 쓰지 않으면 녹이 슬게 되어있다. 따라서 요통의 치료는 안정·적절한 운동·나아가 수술에 이르기까지 원인에 따라 다르며 이 부인과 같이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 오히려 고질병이 되고 치료의 시기를 잃어 치료를 받더라도 완쾌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약력> ▲서울대의대졸(58년) ▲의학박사 (64년·서울대) ▲미로체스터대근무(64∼68년) ▲서울대의대정형외과교수 (68년∼현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