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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티·샤론 두장군의 미언론상대 소송 군쟁막후내용 쏟아져 "흥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전쟁이 끝난 다음에 그 전쟁 과정에서 입은 불명예를 씻으려는 장군과 그 전쟁의 실상을 파헤치려는 미국언론사이에 격렬한 법정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65년부터 68년사이 주월미군사령관을 지낸 「월리엄·웨스트모얼랜드」장군은 CBS텔리비젼이 82년에 방영한『월남에서의 기만』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자기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내용을 담고있다고 주장, 1억2천만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제기 했었는데 요즘 이에 관한 법정진술이 뉴욕 연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연의 일치로 같은 시기, 같은 법원에서, 82년이스라엘 군이 레바논을 침공했을때 국방상을 지낸 「아리엘·샤론」전이스라엘 국방상이 시사주간지 타임지를 상대로 하는 5천만달러짜리 명예훼손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 두 소송사건은 사건자체가 품기는 흥미뿐 아니라 진술과정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전쟁의 막후활동 내용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1백여명의 외국기자들이 방청객과 어울려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
CBS방송의 문제된 프로그램은 「웨스트모얼랜드」장군이 그당시 월남전에서 미군이 승리하고 있다는 그릇된 인상을 주기위해 적병력수를 적게 보고함으로써「존슨」대통령을 비롯한 워싱턴 수뇌부와 국민을 오도했으며 결과적으로 베트콩의 구정공세를 예측할수 없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웨스트모얼랜드」장군은 자기가 상부에 보고한 적 병력총수에 베트콩비정규군을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군사적 상대가 되지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았다.
이 소송을 계기로 월남전의 정책결정과정에 대해 그동안 함구해온 「맥나마라」전국방장등 여러 정책결정자들이 앞으로 증인으로 나와 이 전쟁의 내막을 밝히게될것같다.
CBS방송쪽에서는 그들대로 기사를 취재해서 보도하는 전과정을 밝히게 되어있는데 시간에 쫓겨 때로 졸속하게 처리한 치부도 드러나고있다. 「웨스트모얼랜드」장군의 변호를 맡은 「댄·버트」변호사는 CBS의 보도과정에 대해 『속까지 곪아 있다』고 비난했다.
당사자인 「웨스트모얼랜드」장군은 자기가 『CBS란 방울뱀에 물렸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미국 언론계에서는 이 사건이 언론계에 대한 명예훼손소송사태의 전조가 될까봐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한편 「샤론」전국방상은 83년 2월 타임지 표제기사에서 자기가 마치 팔레스타인피난민학살을 교사한것처럼기술한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7백여명의 부녀자들이 학살당한 이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의 조사단은 이미 그가 『간접적 책임을 져야된다』는 판결을 내렸고 이때문에 그는 국방상직을 떠났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학살을 교사했다는 타임지기사는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전쟁에서는 민간인이 살상당하는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예로 노르만디상륙작전때 프랑스군은 자기국민들 머리위에 융단 폭격을 했으며 영국군도 2차대전때 코펜하겐부근의 국민학교를 폭격, 1백명의 아동을 죽였다고 말했다.
「웨스트모얼랜드」장군과 CBS의 소송은 양쪽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샤론」과 타임지의 소송은 타임지가『지금까지 명예훼손소송에 져본적이 없다』고 장담하고있어 만만찮은 기세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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