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종전 70주년 담화에 반성 담을 것” … ‘사죄’ 표명은 미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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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8월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15일 저녁 방송된 홍콩 봉황(鳳凰)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일본이 아시아 인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심각한 반성으로부터 세계의 평화 발전,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에 힘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담화에)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전후 70년간 걸어온 길과 국제협조주의에 바탕한 적극적 평화주의 아래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에 더욱 공헌하겠다는 입장이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또 최근 일본의 안보 법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수십년전 일본은 전쟁에 또다시 참여하면 안된다는 부전(不戰)의 결의를 했는데 이는 앞으로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이 군사충돌을 일으킬 염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봉황 TV는 기자의 리포트에서 “아베 총리는 또 전체적으로 무라야마(村山) 담화와 고이즈미(小泉) 담화 등 역대 내각의 역사적 인식을 계승해 왔으며 70년 전의 과거에 대해 심각하게 반성했고, 계속해서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을 위해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실제 인터뷰에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에 대해 언급했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봉황 TV는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와 종전 60주년을 맞아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고이즈미 담화만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아베 총리가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종전 70주년 담화의 내용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한 건 처음이다. 아베 담화에는 옛 일본이 2차대전에서 아시아 국가들에 입힌 피해에 대한 반성과 함께 전후 일본의 ‘평화주의’ 노선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역할을 표명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하지만 무라야마 담화에서처럼 사죄 표명을 할지, 하게 되면 어떤 수준의 표현을 구사할지는 미지수다. 아베 총리는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적극적 역할이 군사 충돌을 새로이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일단 담화의 구체적인 표현을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반성 표명 자체보다는 이전의 잘못에 대한 구체적 서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확한 반성의 표현 등 담화가 실제로 나온 뒤에야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서울=유지혜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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