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 내일 밤도 슈틸리케 웃게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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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용재

일본 프로축구 2부리그 공격수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는 ‘제2의 이정협’이 될 수 있을까.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58위)은 16일(한국시간) 오후 9시 태국 방콕에서 미얀마(143위)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G조 1차전(JTBC 단독중계)을 치른다. 미얀마는 1960~70년대 ‘버마’란 국명으로 한국에 5승을 거뒀지만, 73년 이후 한국에 1무9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11일 A매치 데뷔전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이용재가 미얀마전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다. 육상 단거리 선수였던 이용재는 중학교 때 축구를 시작해 급성장했다. 포철공고 시절이던 2007년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로 왓퍼드(잉글랜드) 유학을 떠났다. 당시 유럽 스카우트들이 “이용재는 아시아의 페르난도 토레스(2010 월드컵과 유로 2012 우승을 이끈 스페인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리버풀(잉글랜드)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1991년생 동갑내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남태희(레퀴야)와 황금세대를 이룬 이용재는 17세·20세 이하 월드컵에 참가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09년 프랑스 2부리그 낭트에 입단한 이용재는 시련을 맞았다. 흑인 선수들과 주전경쟁에서 밀린 그는 2009년 프랑스 3부리그 레드스타를 거쳐 지난해 2월 일본 J2리그 나가사키로 이적하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용재에게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두 골을 넣은 이정협(24·상주)이 자극제가 됐다. 무명 공격수였던 이정협이 밑바닥부터 올라온 것을 본 이용재는 ‘헐크’가 됐다. 상체 근육을 키우고, 적극적인 몸싸움을 시작했다.

 이용재는 지난달 3일 오카야마전에서 골을 넣었고, 하프라인에서 장거리슛을 날려 골대를 강타했다.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관전한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소한 내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그를 발탁했다. 이용재는 UAE전에서 두 명의 압박을 뚫고 골을 터트려 믿음에 보답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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