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코틀러 “현재의 자본주의론 빈곤 문제 못 풀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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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호 01면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84·사진)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중앙SUNDAY와 인터뷰에서 “잘못된 정치가 경제와 사회를 망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도자는 이해집단에 휘둘려 좌고우면하면 안 되고 정치인과 관료는 규제를 무기로 경제 영역에 침범할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중앙SUNDAY ‘마케팅의 아버지’ 인터뷰 … “지도자는 좌고우면해선 안 돼”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집단으론 “가장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수퍼리치와 정치인들”을 지목했다. 이어 “현재의 자본주의로는 빈곤을 해결할 수 없다”며 “많은 사람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자연스러운 동반자라고 믿지만 자본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개념은 사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자본주의의 건전한 작동을 위해 증세와 규제 철폐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선 “공무원들이 연금에 기대를 거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면서도 “무능력한 공무원은 정리해야 하고 그들에게 실업수당을 지급하면 또 세금이 들어가므로 연금을 덜 받는 선에서 타협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최근 『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Confronting Capitalism)』란 책을 국내에 번역 출간한 그는 평생 자본주의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마케팅을 연구하다 자본주의의 본질 규명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마케팅은 경제학의 다이내믹한 일부분”이라며 “마케팅이 없으면 경제가 돌아갈 수 없고 그런 측면에서 자본주의에 대해 언급하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관계기사 12면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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