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효과 부른 TV표준제작비제도|한도액 맞추느라 출연진·규모 등 줄여

경영합리화를 꾀하기 위해 만들어진 표준제작비제도가 운영의묘를 살리지못해 오히려 프로그램의 질적저하를 초래하는 한 원인이 되고있다.
방송프로그램의 표준제작비 제도는 각프로그램마다 한도액을 설정, 제작비가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
예를 들어 KBS의 경우 1편을 기준으로 어린이 연속극은 80만원, 일일극은 2백만원, 『전설의 고향』은 5백만원, 『TV문학관』은 2천2백50만원 등으로 돼있으며 MBC의 경우 『전원일기』는 5백만원, 『설중매』는 1천만원 등이다.
제작비가 이를 초과하게될 경우 각방송사는 별도의 품의를 거쳐야 하는데 특히 KBS의 경우 최근 2∼3년간 「표준제작비이내」를 고집하는 경직화현상이 심화되면서 결재를 얻기가 몹시 까다로와졌다.
직접제작비중 극본·조명·필름·차량동원에 소요되는 경비는 움직일수 없기때문에 표준제작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출연진의 등급을 낮추거나 사람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실정. 따라서 『비슷한 얼굴로, 비슷한 내용이 담긴 작품을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제작진들은 말하고 있다.
표준제작비에 대한 이같은 경직화는 국영기업체의 경영실적에 따른 고과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
일부 제작간부들은 표준제작비를 맞추느라 한 프로에서 초과된 비용을 다른 프로에 끼워넣어 맞추는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는데 최근 이로 인한 문책인사까지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방송관계자들은 『일정한 원자재 비용을 추출할 수 있는 공산품과 매 프로그램마다 성격을 달리하는 창작물이 같이 취급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홍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