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펄펄 나는 외인들, 롯데 확 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어제의 롯데가 아니다'.

지난 시즌 롯데는 꼴찌였다. 핵심 타선도 없고, 마운드도 변변치 못했다. 올 시즌 초에도 롯데는 12연패로 곤두박질했다. '롯데=꼴찌팀'이란 이미지는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던 롯데가 여름을 맞아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달 말에 '긴급 수혈'한 외국인 선수 로베르토 페레즈(34)와 마리오 엔카네이시온(28)이 공·수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번타자 손인호(28)에서 페레즈, 이시온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롯데를 '소총부대'에서 '대포부대'로 바꿔 놓았다.

롯데는 현재 15승30패로 7위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가세한 뒤로는 최근 5경기에서 3승2패를 기록했다. 손인호가 안타로 공격의 발판을 마련하면 뒤를 잇는 4번타자 페레즈와 5번타자 이시온이 어김없이 후속타를 때려 점수를 뽑아내기 때문이다.

후속 타자가 든든하자 손인호의 방망이는 더욱 날렵해졌다. 우익수 자리를 페레즈에게 넘겨주고 지명타자로만 나서는 손인호는 지난 1일 마산 현대전 더블헤더에서 7타수 6안타를 때리며 타율을 0.333으로 끌어 올렸다. 최근 5경기에선 무려 0.636의 타율을 과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페레즈는 한국 무대를 밟자마자 7경기에서 30타수 12안타(1홈런)의 4할타를 터뜨리며 팀 타선의 물꼬를 텄다.

또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이시온은 5경기에 출전, 18타수 6안타(1홈런)로 0.333의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덩치가 큰 두 선수는 2루타 이상의 장타율도 높다. 페레즈가 0.556, 이시온이 0.600을 기록하며 롯데 타선의 핵을 차지하고 있다.

페레즈(우익수)와 이시온(중견수)은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강한 어깨에서 뻗어 나오는 빨랫줄 송구는 상대팀 주자의 발을 묶기에 충분했다. 지난달 27일부터 가진 롯데와의 3연전에서 한화는 두 외국인 선수의 호수비에 막혀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놓쳤다.

펠릭스 호세의 이중계약 파문과 시즌 초 실력 미달의 외국인 선수를 뽑아 골치를 썩였던 롯데 백인천 감독은 "페레즈와 이시온의 가세로 이제야 믿을 만한 타선이 꾸려졌다. 롯데의 행보를 지켜봐달라"며 '6월의 대반격'을 예고했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