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보다 열전달 5백배이상 높은 히트 파이프 미·일서 실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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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람이 생활하다 보면 한쪽에서 발생한 열을 다른쪽으로 보내야할 필요가 생긴다.
발전소에서는 기름을 때서 얻는 열로 전기를 만든 다음 전선을 통해 이를 보내고, 수용가에서는 전기를 다시 열로 바꿔 사용한다. 또 아파트 지하실 보일러에서 만들어진 열은 온수파이프를 타고 각가정의 방바닥을 데우거나 목욕물로 쓸수 있게 한다.
이같은 열의 이동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떻게 손실을 가능한한 줄이면서 필요한 곳까지 열을 보낼수 있느냐는 점. 그사이 여러가지 방법이 연구되었지만 최근에는 히트 파이프(heat pipe)라는 새로운 열전달방법이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
히트 파이프의 이론은 간단하다. 폐쇄된 파이프안에 에틸알콜 등 순수유체를 밀봉해 넣은 다음 한쪽 끝에 열을 가하고 다른쪽 끝을 냉각시키게 되면 열을 가한쪽의 유체가 증기화되면서 냉각시켜 응축된 쪽으로 몰려가 방열현상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
히트 파이프를 이용한 열의 이동은 구리 등을 사용, 열을 전달할 때보다 5백∼1천배나 전도율이 높아 열의 손실이 아주 적고, 폐열 등을 이용해 다시 가열하기가 쉬워 산업 우수분야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로스앨라모스 연구소의 「T·코터」박사같은 이는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판에 작은 히트 파이프를 묻어 대량의 열을 이동시키는 실험에 성공, 열이동때의 손실을 극소화시켰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지중의 열을 끌어 올려 쓰는 문제와 온천 등에서 쓰고 버린 물의 열을 제설에 이용하는 문제 등이 실용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일본 삿뽀로(찰황)시는 총11㎞의 파이프를 간선도로밑에 묻고 여기에 온천수를 끌어들여 눈이 내려도 바로 녹는 도로를 만들고 있다. 【트리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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