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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재계 '스킨십' 부쩍 늘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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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를 기점으로 정부와 재계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방미 때 이건희 삼성회장,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 '빅3 총수'를 포함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것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인간의 만남이 잇따라 예정되는 등 '코드'를 맞추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노 대통령 취임 직전 인수위 등과 재계가 재벌개혁 등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윤진식 산자부 장관은 오는 5일 전경련에서 30대기업 기획조정실장과 조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종갑 산자부 차관보가 경제현황과 정책과제 등을 설명한 뒤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윤 장관은 새정부 출범 이후 경제5단체장과 '산업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정례적으로 만나고 있지만, 기업경영 현장의 첨병인 대기업 기조실장들과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는 전경련 손길승 회장을 참석시켜 기업인이 본 산업경쟁력 개선과제에 귀를 기울였다.

재계는 이에 화답하듯 지난달 29일 경제5단체 부회장단 회의를 통해 14개 주요기업이 올해 안에 25조9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일 재계 총수들을 시내 삼계탕집으로 초청, 경제현안을 놓고 장시간 대화를 가졌다.

이같은 움직임의 연장선상에서 윤 장관도 5일 간담회에서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창출을 당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6일 노 대통령의 방일 때 방미 사절단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경제5단체장과 대표적인 일본통인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 등을 경제사절단으로 파견할 계획이다.

전경련은 오는 30일 재정경제부 주최로 열리는 '참여정부의 경제비전에 관한 국제회의'를 공동 주관해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한국 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를 높이는데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이 정부와 재계간의 응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재계는 과감한 투자로 경기회복에 앞장서고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대폭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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