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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임신부 메르스 확진 … 14번 환자가 48명째 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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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0일 오후 구급차로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한 환자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방호복을 입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는 13명이 늘면서 총 108명으로 증가했다. [김성룡 기자]

10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신규 발생 환자는 14명으로 전날(8명)보다 더 늘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사람이 11명으로 전날(3명)보다 많아졌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환자가 48명으로 평택성모병원 감염 환자 수(36명)를 추월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3차 감염의 핵은 14번 환자(35)다. 그가 3차 감염시킨 인원(48명)은 최초 환자(68)로 인한 감염자(37명)보다 11명 더 많다. 사실상 이번 메르스 확산 과정에서 최다 ‘수퍼 전파자’가 됐다. 16번 환자(40)는 17명을 감염시켰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 중인 어머니를 문병했다가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임신부(40)는 질병관리본부 최종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임신부는 앞서 삼성서울병원에서 실시한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으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2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질병관리본부가 재차 확인 검사를 시행했다.

 상태가 불안정한 감염자도 11명(9일 9명)이다. 지난달 27일 14번 환자(35)가 응급실에 왔을 때 감염된 삼성서울병원의 의사(38)도 상태가 나빠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5번 환자가 산소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대청병원에서 87번 환자(78·여)를 간병하던 간병인이 감염돼 107번 환자(64·여)가 됐다. 간병인 감염자는 4명이다.

 보건 당국은 10일 감염자가 전날보다 늘긴 했지만 전체 흐름을 보면 진정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노출된 사람한테서 환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접촉자들의 잠복기가 지나면 어느 정도 안정세로 돌아서지 않을까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의 ‘수퍼 전파자’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머문 기간(지난달 27~29일)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잠복기(14일)가 끝나는 시기는 12일이다. 정은경 센터장은 “잠복기가 2~3일 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환자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은 이날 대국민담화문에서 “메르스 노출 의료기관을 이용했다가 이상증세가 있을 경우 임의로 병원에 가지 말고 반드시 보건소에 신고한 후 안내를 받고 움직여 달라”고 당부했다. 병원을 전전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또 되도록 병문안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메르스 관련 정보를 일괄 제공하는 포털사이트(www.mers.go.kr 또는 www.메르스.go.kr)를 열었다. 환자 발생 의료기관이나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의료기관을 알 수 있다. 또 메르스와 관련해 집 또는 시설에 격리되거나 입원하는 바람에 생계가 곤란한 모든 가구에 대해 110만원(4인 가구 기준)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최저생계비의 185% 이하로 제한하려 했으나 모든 사람에게 확대했다. 1인 가구 40만9000원, 2인 가구 69만6500원, 3인 가구 90만1100원, 5인 가구 131만200원이 지원된다.

글=신성식 복지전문기자·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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