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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야당 혁신위원으로 첫 정당활동 … “총선엔 불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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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국

조국(50)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일하게 됐다. 직함은 혁신위원이다. 그는 10일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발표한 혁신위원 10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조 교수는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과거 혁신위원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이에 대해 당내 찬반이 이어지면서 혁신위원장을 사양한 바 있다. 혁신위원으로의 참여 여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말’에 조금이나마 책임을 지는 것이 식자(識者·상식이 있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이어 “이 활동은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마무리돼야 하는 바 여름방학 기간과 겹쳐 다행이다”며 “저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2학기가 되면 학교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당직을 갖거나 당에 소속돼 역할을 맡은 적이 없다. 반면 그를 향한 새정치연합의 구애는 뿌리가 깊다. 지난해 9월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이 ‘세월호법 파문’으로 흔들리며 새 위원장을 찾을 때 문재인 대표가 그를 추천했다. 당시 ‘서울대 교수가 당 대표급인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느냐’는 논란이 일며 없던 일이 됐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광화문 유세장 단상에 올라 연설한 인연 때문에 비노(비노무현)계는 그를 ‘친 문재인 교수’라고 부른다. 그런 만큼 조 교수의 합류는 당내에 파문을 낳고 있다.

 특히 그는 4·29 재·보선 전패 여파로 문재인 체제가 위기에 처한 지난 5월 초 트위터에 ‘문 대표의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 ‘계파 불문 도덕적·법적 하자가 있는 인사들의 공천 배제’ ‘지역 불문 현역 의원 40% 이상 교체’ ‘4선 이상 중진 용퇴’ 등 파격적인 혁신안을 올렸다. 물갈이와 인적 쇄신의 대상으로 몰린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수도권의 한 비노계 의원은 10일에도 “총선이 아직 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혁신위가 공천 물갈이 이야기를 너무 일찍 꺼내면 당내 분란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한 듯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 교수가)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에서 (혁신안을) 말씀하셨지만 공론화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도 페이스북 글에서 “혁신위에서 제 이름이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언론과 개인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고 있다” “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고 공식 틀을 통해 발언할 것”이라며 낮게 엎드렸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조 교수 외에 외부 영입 혁신위원으로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춘숙 전 한국 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정채웅 변호사, 임미애 경상북도 FTA대책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내정했다. 당내 출신 혁신위원으론 우원식(재선·서울 노원을) 의원,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최인호 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 이주환 당무혁신국 차장, 이동학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이 임명됐다.

 비노계 의원들 사이에선 “조 교수와 우 의원, 최 위원장 등 문 대표와 가까운 사람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 의원은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이지만 친노계와도 사이가 나쁘지 않다. 또 최 위원장은 ‘국회의원 노무현’의 비서관 출신이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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