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의 메르스 격리 오늘부터 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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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K씨와 밀접 접촉해 중국과 홍콩에서 격리된 94명이 9일부터 격리가 해제된다.

중국과 홍콩 보건 당국은 9일 "메르스 바이러스 잠복 기간인 14일 동안 격리자들에게서 메르스 감염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오늘 밤부터 격리를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인 14명 중 홍콩에 격리된 6명은 9일 오후 격리 해제됐다. 광둥(廣東)성에 있는 8명의 격리자 중 4명은 9일, 나머지 4명은 10일 격리가 해제될 전망이다.

격리자 대부분은 지난달 26일 한국발 홍콩행 아시아나 여객기 OZ723편에서 K씨 주변에 앉았거나 K씨가 광둥성 후이저우(惠州)로 이동하는 버스에 같이 탑승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메르스 감염 여부 검사를 받았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국 내 메르스 감염이 계속 확산하면서 중국인들이 노골적으로 한국인들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중국 현지 매장 직원들이 한국에서 온 출장자들이 매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 삼성은 지난달 K씨와 같은 비행기를 탔거나 후이저우에서 같은 호텔에 머물렀던 직원들을 모두 자체 격리 조치하고 본사에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분간 중국 출장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중한국대사관과 한국인회, 한국국제학교도 메르스와 관련한 공지문을 띄우고 교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사관 영사부는 최근 홈페이지에 중국 검역당국의 메르스 관련 조치사항을 설명하고 중국 방문자가 반드시 참고하도록 했다.

대사관 측은 이달 초부터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중국 당국과의 협조를 강화하고 한중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재중국한국인회도 최근 메르스 질병정보와 예방수칙 안내문을 통해 개인위생 수칙 준수, 호흡기 증상 발생시 마스크 착용과 의료기관 진료 등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북경한국국제학교도 최근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부모들에게 "당분간 메르스 예방을 위해 가족들의 귀국을 보류하고 다른 지역 여행 및 일상생활 등에 좀더 세심한 관리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베이징 교민 박모씨는 "최근 유치원생인 딸이 한국에서 돌아와 다시 등원하려고 하자 메르스 바이러스 잠복 기간인 2주 전에는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보안국은 9일 한국에 대해 홍색(紅色)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홍콩의 여행 경보는 '황색', '홍색', '흑색' 등 3단계로 구분되며 2단계인 홍색은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고 기존 여행 계획을 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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