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환자 동선 정보 아직도 못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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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左), 송재훈(右)

박원순 서울시장은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좀 안타깝다. 요구한 자료를 아직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8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메르스 감염이 이뤄진) 응급실 안에 같이 있었던 이들의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재차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동선이 확인돼야 격리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시장 발언 직후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시장실을 찾아 면담을 했다. 박 시장은 이때 환자 보호자의 연락처도 함께 요청했다고 한다. 시는 “응급실을 이용한 환자가 전화를 못 받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 연락처가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송 원장은 “감출 이유가 없기 때문에 모두 공개하겠다. 다만 병원 격리 인원이 많아 업무 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서울시는 병원 의사인 35번 환자가 참여한 심포지엄 참석자들의 연락처도 요청했다.

 박 시장이 공식적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정보 제공을 요청한 건 지난 4일 긴급 브리핑부터다. 서울시는 5일 병원에 대한 행정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했고, 6일엔 의료법을 근거로 지자체장의 병원 폐쇄 권한을 거론했다. 이에 송 원장은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심포지엄 참석자 명단을 서울시에 제공했다. 김인철 서울시 대변인은 “참석자 명단에 연락처가 없었다. 응급실 환자의 세세한 동선을 파악할 정보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박 시장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의 통제하에 있어 우리 병원이 다룰 수 있는 정보는 정말 제한돼 있다”며 “질병관리본부 과장급과 서울시 공무원이 병원에 파견 나와 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를 일부러 제공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한편 13일 치러지는 공무원시험을 앞두고 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 9일까지는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식·노진호 기자 kang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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