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자 감독·주희봉 코치 퇴진 홍역 속에서|휴가반납 전지훈련·원정경기로 팀웍 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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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기종료 1분43초를 남기고 53-47로 리드하자 보증기금의 이옥자(32)코치는 코트로 뛰어나와 선수들을 독려했다. 보증기금은 이날 파이롯트를 6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만 골 득실차에서 결승토너먼트에 나서게 된 것이다.
70년대 전반 여자농구계를 화려하게 수놓은 이 코치는 『트레이너·코치 3년 동안 워낙 많이 져서 창단 이래 7승31패) 승부에는 면역이 됐었지만 오늘 경기는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초조했어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82년 1월 박신자·주희봉·이옥자 등 스타플레이어출신 여자코칭스태프로 창단된 보증기금은 지난 5월 회사사정으로 박 감독과 주 코치가 퇴진하는 등 한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혼자 남은 이 코치는 휴가를 반납, 설악산 전지훈련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원정경기를 벌이는 등 많은 고생을 했다. 『체육관이 없어서 국민은과 기업은의 체육관을 빌어서 연습하느라고 무척 힘들었어요. 언니들이 없어서 선수들을 혼자 통솔하는 것도 어려웠고….』 이 코치는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회사에서 힘껏 빌어준 것이 힘이 됐다고 말한다. 특히 주 코치가 11월에 들어 다시 복귀함으로써 선수들이 더욱 투지를 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프로야구 MBC청룡 이광은선수의 친누이인 이 코치는 지난 79년 현역서 은퇴한 이후 일본 샹송팀에서 2년간 활약하다 돌아와 결혼도 미루고 선수지도에 열을 쏟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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