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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0여 년의 월트디즈니사 최대경영 위기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키·마우스」로 대표되는 미국의 월트디즈니 프러덕션이 최근 경쟁사의 주식 사들이기와 종업원들의 파업 등에 휘말려 창립 60여 년 만에 최대의 경영위기를 맞았다.
LA교외에 있는 디즈닐랜드에서는 지난 9월말과 10월초에 걸쳐 1천8백84명의 종업원들이 회사측의 임금 삭감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회사측이 입장수입의 감소를 들어 16%나 임금을 낮추기로 한데 대해 종업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평상시대로 영업을 계속하면서 벌어진 스트라이크는 관광객들의 기분을 잡쳐놓았고 이 때문에 입장자 수는 더욱 줄어들었다.
디즈니 프러덕션의 경영이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5년 전인 79년부터. 영화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디즈닐랜드의 입장수입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또 디즈니만화 영화의 주요제작멤버인 「돈·부루스」와 10명의 핵심 요원들은 회사가 어려워지자 디즈니를 떠나 버렸다.
디즈니는 그후 지금까지 어려운 살림을 꾸려오긴 했으나 최근 들어 스타인버그그룹 (보험·부동산), 미니애폴리스의 「제이콥스」, 텍사스의 대부호 「버스」등이 디즈니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게 되자 경영권 악화를 우려한 디즈니 측은 지분 확보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았고 이 때문에 경영위기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9월에는 창립자 고「월트·디즈니」의 맏사위인 「밀러」사장마저 회사를 떠나버려 디즈니의 흔들림은 그칠 줄 몰랐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종업원들의 스트라이크까지 일어난 것이다.
이 같은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디즈니 주식매입은 그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디즈니의 자사규모가 3백50억 달러로 워낙 큰데다 현금회전이 빨라 경영이 쉽게 호전될 수 있는 등 매력 있는 투자대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로스앤젤레스=김정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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