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 스승 위해 휠체어 미는 87세 주룽지 전 중국 총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중국 경제의 ‘차르’로 불린 주룽지(朱鎔基·87·사진 왼쪽) 전 중국 총리가 지난 23일 위안바오화(袁寶華·99) 전 인민대 총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사진이 공개됐다. 87세의 백발이 성성한 주 전 총리는 백수(白壽·99세)를 맞은 스승의 휠체어를 밀며 단상에 올랐다.

그는 좌담회에서 “가장 존경하는 ‘계몽스승’”이라며 60여년 전 위안 총장과 처음 만났던 추억을 회상했다. “나이가 100세를 넘었으니, 문장도 100세대를 드리우리”라며 스승의 장수를 축하했다고 인민대 학보사가 보도했다. 위안 총장은 공업·경영 분야의 저명한 이론가로 중국의 계획경제를 총괄한 국가경제위원회의 부주임과 주임을 역임했다.

 주룽지와 위안 총장의 인연은 1951년 둥베이(東北) 인민정부에서 시작됐다. 칭화대 졸업 후 둥베이 정부 공업부 계획처 산하 생산계획실 부주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주룽지는 당시 계획처장을 맡고 있던 위안을 모셨다. 두 사람은 이후 국가경제위원회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90년대 장쩌민 주석 집권기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총지휘한 주룽지는 2003년 퇴임 후에도 매년 한차례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과시했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최근에는 지난해 9월 30일 건국 65주년 기념 만찬에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 등과 함께 참석했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