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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론조사 과연 믿은만 한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대통령선건가 다가오면서 선거여론조사가 각광을받고 있는 것과 함께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양당후보자의 TV토론을 놓고 유권자의 반응을 하릇밤새에 파악, 발표하는 여론조사가 얼마만큼의 정확성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여론측정이 얼마나 어러우며 제시된 결과를 믿을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전문가들은 조사결과가 다르고 부정확한 이유로 우선 완벽한 표본추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갤럽과 로퍼여론조사를 빼놓고 다른 여론조사는 모두 전화를 이용하고 있으나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들 조사기관들은 컴퓨터를 이용, 미국가정의 4분의1 이상의 표본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보통 25∼30%는 전화통화가 불가능하다.
또 상류계층·남성·고학력자·도시주민들은 그렇지않은 사람보다 전화받기를 꺼려하고 인터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무작위표본이 여의치 않을경우 데이터에 가중치를 둘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역시논란의 대상이 된다.
단어 한마디 차이가 조사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워터게이트사건 당시 여론조사에서 갤럽과 해리스조사는「닉슨」을「탄핵」할것인가에 대해 질문했으나 응답자의 30%만이 찬성했다.
그러나 패트 개델 여론조사는「탄핵」이란 단어를피하고『「닉슨」에게 죄가 발견되면 재판을 받아야 하나』고 묻자 57%가『그렇다』고 대답했다.
단어구사와 아울러 질문순서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이번 미대통령 선거의 경우 응답자에게 정책적인 질문에 앞서 누구를 찍을것인가에 대해 물으면「레이건」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CBS방송과 뉴욕타임즈지는 여론조사에서 큰것부터 묻지만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지는 작은 질문부터 시작,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기 쉽다.
최근 실시한「레이건」대통령과「먼데일」민주당후보사이의 TV토론결과를 놓고 5개,주요 여론조사는「먼데일」의 우세로 판정했지만 우세의 폭이 각기 달라「하룻밤새 조사」에 대해 신뢰성의 문제를 일으켰다.
뉴스위크는 54대35 CBS방송과 뉴욕타임즈는 43대34로「먼데일」의 우세로 통계를 냈지만 ABC방송은 39대38의 근소한 차로「먼데일」이 승리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토론에 대한 판단을 하려면 적어도 72∼96시간 정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문·방송을 통해 토론에 관한 좀더 많은 정보를 얻고 친구들의 견해도 들으면서 자신의 의사를 형성하려면 하롯밤새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ABC조사처럼 1%의 차가 날경우 정확성을 유지하려면 3만5천명이상과 인터뷰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는 조사자의 판단이나 직관이 결과에 큰영향을 미친다.
질문대상자가 주제에 대해 잘모르고 무관심한 상태에서 대답했을 경우에도 영향을 받는다.
선거5주전에 실시했던 여론조사는 이런점에서 상당한 문제를 낳고 있다. <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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