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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국교생 5∼10%가 영양과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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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도시의 많은 국민학교에서 비만어린이 「살빼기」 교육이 한창이다. 학교급식도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한「구호급식」에서 어느새 영양과잉 어린이들을 위한「조절급식」으로 변했다. 특히 중산층 아파트 밀집지역 주변 학교에서는 비만어린이카드까지 작성, 매일 걸어서 등·하교토록 하고 수업시작 전후에 줄넘기와 운동장달리기·수영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며 담임교사가 개별지도에 나서기도 한다. 또 임무학교에서는 학교영양사가 비만아를 위해 마련한 식단을 가정통신문으로 1주일 단위로 발송, 식이요법을 지도하고 어머니 교실을 활용, 비만아 어머니들을 모아 살빼기 성공사례 발표회와 좌담회를 갖도록 하는등 총력전을 펴고있다.
이같은 이색교육은 생활수준향상으로 영양과잉섭취경향이 늘어나는 반면 활동공간이 좁은 도시생활로 운동량은 상대적으로 줄어 비만어린이가 급증하고있으며 이로 인한 고혈압·당뇨등 어린이성인병 환자마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우리의 경제발전단계와 관련시켜 원인을 살피면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육류를 비롯하여 함수탄소와 지방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게된 탓이다. 선진국이 적은 칼로리의 음식을 적게 먹는 현상과 비교하면 우리의 비만현상은 개발도상국형의 좋은 예라고 하겠다.

<비만아 실태>
종합적인 실태조사를 하지 않아 전국적인 현황파악은 안되고 있지만 대도시 국민학교의 경우 대체로 전교생의 5∼10%가 비만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울반포국교의 경우 전교생3천2백여명중 비만어린이가 3백여명(학급당 6∼7명) 에 이르고있고 현대·한양등 중산층아파트 어린이들이 주로 다니는 구정국교는 전교생 2천8백여명중 체육시간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비만어린이만도 1백7O여명(학급당 3∼4명)이나 된다고 학교측은 밝히고있다.
또 서울의여의도·학동국교와 대구의남도·중앙·명덕국교, 광주의중앙·반석국교등도 비슷한 분포. 학교당국자들은 날이갈수록 비만아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있다.

<살빼기 비상>
서울·부산·대구·광주등 중산층 아파트촌을 비롯, 부유층밀집지역 주변 국민학교에서는 비만어린이들의 「살빼기」교육이 이미 일과처럼 돼버렸다.
서울의 반포국교를 비롯, 학동·구정·여의도국교등과 대구의 중앙국교등에서 최근 비만아동들의 등교시간을 30분정도 앞당겨 상·하오 두차례에 걸쳐 줄넘기와 운동장 달리기를 시키고 등·하교때도 될수록 걸어서 다니도록 지도하고 있다.
특히 서울반포국교에서는 비만아동카드를 작성, 체육주임 허진교사(45)가 책임지도를 하고있으며 학동국교에서논 「편식·과식」 에 관한 수업까지 실시하고 있다.
또 대구의 남도국교등에서는 비만아동은 모두 수영부에 등록시켜 체중줄이기 운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학교는 또 학교급식 영양사가 비만아를 위한 저칼로리식단을 1주일단위로 작성한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부모들의 협조를 요망하고 학교급식도 세심한 배려를 하고있다.
이와함께 어머니교실을 활용, 월2∼3회씩 비만아 어머니들을 모아 살빼기좌담회·살빼기성공사례발표회를 갖기도 한다.

<비만어린이>
서울시 교위 건강관리소 서성제소장 (49)은 비만어린이란 같은 연령, 같은 키 어린이의 표준체중보다 대체로 20%이상 무거울 때로 10세 남자어린이의 경우 키1백33cm에 몸무게 29·1kg이 정상체격이며 무게가 35kg이상이면 일단 비만어린이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만으론 안된다″>
▲채범석교수(서울대의대)=체중이 빠질정도로 운동을 하려면 매일 수시간씩 땀이 날정도로 3개월이상 계속해야하나 어린이들이 이런 과격한 운동을 하기는 어렵다. 또 운동후 식욕이 왕성해져 많이 먹으면 살이 빠지지 않는다.
그보다도 간식을 피하는게 살을 빼는 첩경이다. 흔히 단것이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청량음료,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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