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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섬 지역 여성 삶의 질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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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우리 연구가 섬 지역 여성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전남 서남해 일대 섬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서 지역 여성의 삶의 질에 관한 연구'에 나선 목포대 여성연구소장 박분희(朴粉姬.40.교육학)교수.

그는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지역연구비를 지원받아 지난해 8월 목포대에 재직 중인 교수 7명과 함께 연구팀을 꾸렸다. 연구기간 2년.

그동안 학계에서 도서 여성의 삶이 제대로 조명된 적이 없는데다 목포대가 섬과 가까워 주민들을 직접 만나 편견 없이 조사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朴교수는 우선 섬의 크기, 육지와의 거리 등을 감안해 조사 지역을 완도.노화도.넙도.신안 흑산도.하의도.진도 하조도.가사도 등 6개 섬으로 정했다.

그리고 동료 교수들과 함께 이 섬들을 오가며 여성의 삶을 각자의 전공에 따라 ▶경제 실태▶주거환경▶교육▶여가 및 건강▶사회복지▶가족 및 이웃관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살폈다.

나이.직업 등에 따라 표본 추출한 섬 여성 3백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추가로 60명과는 심층면접을 치러 작성한 자료가 7백쪽이 넘는다.

朴교수는 "섬 여성들이 낮에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집으로 찾아가고 부족하면 밭이나 어장에까지 따라가 함께 일을 하며 조사를 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상당수 섬 여성들이 남성들과 똑같이 생산활동에 참여하면서 가정 내 부부평등을 실현하고 지역사회 활동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학술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연구과정에 주민뿐 아니라 섬지역 단체장.행정 담당자들과의 면접을 포함시켜 이번 연구가 실질적으로 정책에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다. 최종보고서는 내년 8월에 펴낼 계획이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 섬 여성들은 가장 힘든 일로 생산 노동(48%).질병(20%).가사노동(10%).자녀교육(9%) 등을 꼽았다. 또 현재의 섬 생활과 여성으로서 삶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각각 48%와 52%가 '불만족'을 표시했다.

목포=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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