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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시간강사 목매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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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달 30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내 야산에서 이 학교 시간강사 B씨(34)가 소나무에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강사 李모(34)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李씨는 "지난달 27일 B씨가 가출했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돼 경찰에 실종신고를 낸 뒤 B씨의 휴대전화 발신처를 알아내 그 주변을 수색하다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2년 전 박사학위를 취득한 B씨가 교수 임용에 잇따라 실패하자 몇 개월 전부터 우울증 치료약까지 복용했다는 부인의 진술에 따라 B씨가 임용 실패 등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 강사들은 "B씨가 강사료 수입이 많지 않아 가계를 꾸려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B씨는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 "나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말 그대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라며 "제일 급한 일이 카드대금 정리하는 것이고 월말엔 대출금 이자도 정리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또 자신을 '상자 속 사나이'로 표현하면서 "나를 사랑해준 가족과 팀원들에게 배신감과 절망감을 안겨주고 간다. 어떻게든 나의 파국을 견디며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하려 했었다"고 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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