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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이슈] 교육시설 '부익부 빈익빈' 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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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육 혜택에서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흥 아파트 단지 학생들은 호텔수준의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그러나 기존 단독주택 지역은 교육환경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형편만 되면 학생들이 다른 곳으로 전학가는 바람에 학생수도 매년 줄고 있다.

◇열악한 환경〓좌천동 성북고개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좌천초등학교는 서향인데다 옹벽이 햇볕을 가린다.1∼3층은 하루 종일 햇볕이 들어오지 않는다.여름에는 덥고 습기도 많아 눅눅하다.

개교(1972년)한지 오래돼 건물도 낡았다.

한 교사는 “학교가 들어서서는 안될 곳에 학교를 지어놓았다”며 “이런 열악한 환경에 다니는 학생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환경이 이렇자 학생들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전교생이 30학급·1천5백여명에 이르던 전교생이 이제는 13학급·3백76명으로 줄었다.올 신학기 이후에만 벌써 14명이 전학을 갔다.

학생수가 적으니 운영비도 적게 나온다.전담교사도 2명 뿐이다.

송영복 교감은 “학교를 뜯고 새로 짓기 전에는 환경을 바꿀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영도구 신선동 신선초등의 경우도 개교한 지 20여년이 지나자 건물이 낡았고 1∼3학년생이 사용하는 건물은 아직까지 이중창이 안돼 있다.

교실 바닥은 시멘트여서 겨울에는 몹시 춥다.이 학교도 전에는 전교생이 30학급을 넘었으나 이제는 13학급으로 줄었다.이밖에도 동구·서구·영도구·강서구 등 단독주택 지역의 초등학교 대부분이 열악한 시설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있다.

◇호텔급 학교=부산시교육청은 올 3월 초등학교 6곳,중학교 4곳,고교 3곳 등 13개교를 개교했다.신설한 곳은 대부분 해운대·화명 등 아파트가 밀집한 신도시 지역들이다.

신설학교는 학교당 건축비만 1백억∼1백30억원이 들어갔다.땅값까지 계산하면 학교당 2백억원 안팎이 들어가는 셈이다.

학교 마다 컴퓨터실·시청각실·다목적실이 들어서고 복도는 기존 학교보다 배 가량 넓다.교실·복도 바닥은 나무로 장식했다.개인용 사물함은 기본이다.엘리베이터를 설치한 학교도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신설한 학교는 대부분 이 수준들이다.

교육청 설계담당자는 “옛날 학교에 비하면 호텔이나 다름없다”며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대안=공동화 현상을 겪는 기존 도심학교의 경우 통·폐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통·폐합을 할 경우 한 학교의 부지를 매각하면 현대식 건물을 지을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통합 이후 교육환경은 개선됐다.

광일초등학교의 경우 남일·동광초등학교를 통합,1998년 9월 1일 남일초등학교를 헐고 다시 지었다.

이 학교는 음악실·미술실·어학실·컴퓨터실 등 다양한 특별실을 갖춰고,실내는 맨발로 다녀도 될 만큼 환경이 좋아졌다.

광일초등 장상구 교무부장은 “최신식 학교를 새로 짓게 된 것이어서 통합 이후 학부모·학생들이 대단히 만족해한다”고 말했다.1999년 3월 충무·토성초등의 통합으로 생겨난 토성초등학교는 최근 아름다운 학교로 선정됐다.토성초등은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변신했고 충무초등에는 서구청이 들어섰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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