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자정부 6개월] 4. 수출 전략상품으로(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세계 각국이 정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자정부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전자정부 솔루션은 정보기술(IT)산업에서 앞서 있는 한국의 차세대 유망 수출 엔진이 될 겁니다. "

지난달 16일 미국 워싱턴 DC 근교의 핸디소프트 미국법인에서 만난 육상균(42)사장은 "한국 전자정부 솔루션의 수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핸디소프트는 전자정부 솔루션으로 미국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업체다. 1997년 말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국방부.보건부.상무부.법무부 등 굵직한 고객들을 확보해 지난 1분기 2백7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도 4백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1천8백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는 등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현지 투자분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핸디소프트의 성공은 미국 정부부문 시장을 먼저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미국 연방 및 주 정부의 IT 수요가 큰 데도 불구하고 다른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이 시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데 착안했다.

핸디소프트는 99년 초부터 국내에서 개발.생산한 BPM(기업.정부기관의 업무프로세스를 설계.실행.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미국 교통부.상무부 산하기관 등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특히 제품 업그레이드.유지.보수 서비스를 강화해 정부부문 고객들과의 신뢰를 구축해갔다. 핸디소프트는 정부 부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1년부터 민간시장 공략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정부.기업을 포함해 30개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고 지난해 5백2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정부와 민간부문의 매출구성 비율은 6대4 정도다. 핸디소프트 미국법인은 올 하반기 대규모 펀딩에 이어 내년 나스닥 상장까지 기대하고 있다.

전자정부 솔루션이 한국의 고부가가치 수출전략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자정부 서비스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는 물론 초고속인터넷망과 시스템, 금융.부동산정보 등 각종 콘텐츠가 연계되므로 이 모든 솔루션을 합쳐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KT는 지난해 7천3백만달러(약 8백76억원)규모의 인도네시아 전자정부(E-Indonesia)사업을 수주해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업은 인도네시아 주요 지역에 내년 말까지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해 행정정보 서비스와 세금.부동산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KT는 필리핀 정부가 올해 7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추진하는 5천만달러(약 6백억원)규모의 부동산 등기전산화 사업도 수주했다.

삼성SDS도 지난달 중국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의 전자정부 구축 계획수립 프로젝트를 따냈다. 정부의 정보화 전략계획 수립을 외국 업체에 맡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SDS는 해외 전자정부 연구를 위해 'e-스테이트 사업단'도 최근 신설했다.

정보통신부 IT해외진출지원팀 정종기 팀장은 "앞으로 모바일 정부 기술과 함께 휴대전화와 관련, 소프트웨어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DC=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