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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성기씨 '욕망의 오감도' 3·4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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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85년 '라하트 하헤렙'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91년 중편 '우리시대의 소설가'로 이상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조성기(52)씨가 92년 발표했던 '욕망의 오감도'(전 5권) 중 3.4권을 전면 개작해 '소리없는 아우성'(1.2권, 문학수첩)을 출간했다.

조씨는 '우리 시대의 무당''우리 시대의 법정''우리 시대의 검열''우리 시대의 하숙생''우리 시대의 사랑' 등 '우리 시대' 시리즈를 통해 사회의 구석구석을 비춰보는 작업을 해왔다.

실제 사건을 기초로 해 성폭력.인신매매 등을 통해 한 여성이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그린 '소리없는…'은 '우리 시대의 성폭력' 쯤의 제목을 붙일 만한 것이다.

여주인공 혜미는 부산행 기차 안에서 만난 상준과 공원에서 데이트하던 중 인신매매범들에게 납치돼 윤간당한 후 동두천 기지촌으로 팔린다. 혜미를 잊지 못한 상준이 수소문 끝에 경찰과 함께 결국 혜미를 찾아내지만, 혜미는 상준을 피하려다 넘어져 뇌를 다치고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성폭행을 포함한 성매매에 대해 묵인하는 방식을 통해 성의 상품화가 창궐하는데 일조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땅의 남성들이 눈여겨 봐야 할 듯 싶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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