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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엿보기] 투기과열지구 분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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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투기과열지구인 경기도 남양주 호평지구 내 한화건설의 아파트 분양(33평형 4백14가구)은 전광석화와 같았다.

지난달 28일 무주택과 1순위 청약, 29일 2.3순위 청약, 30일 당첨자 발표. 그리고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5일간의 여유를 준 뒤 3일부터 계약. 아파트 분양으로는 보기 드물게 1주일만에 청약에서부터 계약까지 이뤄진다. 다른 업체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정부가 이달 중에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분양권은 입주 때까지 전매를 금지한다고 지난달 9일 발표한 이후 업체들이 '초읽기'로 분양 일정을 잡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아파트 분양권 전매금지 제도가 적용되더라도 이 규정 시행일 이전에 분양한 분양권은 계약일로부터 일년이 지나면 한번에 한해 전매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때문에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분양해 한 번 전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만 분양률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실수요보다 단타 투자자를 잡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쌍용건설도 남양주 호평동 분양 일정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난달 29일 청약에 이어 계약기간을 10일부터로 잡았다. 역시 5일 당첨자 발표 뒤 5일 만에 계약한다.

투기과열지구 예정지역에 분양하는 업체들도 하루가 금쪽 같다. 충북 청주에 39~52평형 아파트 5백75가구를 공급할 계획인 대우건설은 지난달 29일 분양승인을 받자마자 다음날 모델하우스 문을 열었다. 청약까지 대개 1주일 정도인 기간을 줄여 주말을 지내고 3일부터 청약을 받는다.

주상복합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당초 이달 초에 분양할 예정이던 서울 마포구 도화동 트라팰리스 아파트 청약을 지난달 28일 받았다. 청약 다음날인 29일 당첨자 발표를 하고 30일 계약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금지와는 무관하지만 전매 금지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그동안 분양 실적을 높이기 위해 실수요보다 가수요에 의존해온 면이 적지 않았다. 투자성을 유난히 강조하는 분양 광고를 봐도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업체들도 실수요자 위주의 제품 개발과 함께 마케팅 전략을 새로 세워야 할 것 같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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