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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도 더 … 연금저축, 보험 → 펀드 이동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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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우리나라 연금저축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100조원 규모에 육박한다. 상품 유형별 가입 비중은 보험사(연금저축보험)가 76%, 은행(연금저축신탁) 14.3%, 증권사(연금저축펀드) 6.5%순이다.

연금저축보험의 비중이 높은 것은 설계사가 직접 찾아와 팔다 보니 다른 상품에 비해 가입하기 쉬웠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채 등 안정적인 운용 전략을 쓰는 연금저축보험은 원금 보장이 가능해 ‘연금’의 본질에 맞는다는 평가다.

하지만 1%대 저금리시대로 들어서면서 보험보다 수익률이 좋은 펀드로 갈아타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2~2012년) 연금저축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은 3.31%, 연금저축신탁은 3.7%였다.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7.05%로 두 상품의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연금 이동을 한 사람들이 전년 동기 대비 78%나 늘었다”며 “1%대 초저금리 시대가 시작되면서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1% 수익률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객들도 있다. 예를 들어 매달 40만원씩 10년 동안 투자해 총 투자원금이 4800만원인 경우 3% 수익이 나면 총 수익금이 789만원인 데 반해 9% 수익은 2940만원으로 3.7배 차이 나기 때문이다.

또한 연금저축보험에서 연금저축펀드로 갈아탈 경우 이동 고객은 수수료 부문에서 손실을 본다. 보험사에서 선취수수료를 떼인 후 증권사에서 운용수수료를 또다시 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금저축의 계좌이동 간소화 제도가 시행된 뒤 온라인 펀드 판매사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상승 기대로 연금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수수료(보수)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연금펀드 계좌 개설은 간소화 제도가 시행된 지난달 27일 이전 하루 평균 46.1개에서 시행 이후 90.8개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하루 평균 연금펀드 유입액도 종전 1억5030만원에서 2억620만원으로 37.2% 증가했다. 지난해 4월 ‘펀드슈퍼마켓’을 출범시킨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연금계좌 수는 지난 12일 기준 1만2272개(399억9100만원)에 이른다.

민주영 펀드온라인코리아 팀장은 “시중은행 등 기존 오프라인 판매사에서 연금저축 계좌를 옮겨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매년 떼는 판매보수가 다른 금융회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다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전용회사인 키움증권의 연금펀드 가입자도 급증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내부 방침상 정확한 숫자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연금펀드 가입액이 간소화제도 시행 뒤 118% 늘었다”며 “연금펀드를 이전하면 1만~10만원을 돌려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연금저축 계좌이동 간소화 제도는 새 금융회사에서 계좌를 열고 신청만 하면 환매수수료 없이 이전해주는 서비스다. 증권사·은행·보험사·우체국 등 대다수 금융사가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 상품을 취급한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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