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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OL "독점 전쟁 끝…제 갈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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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테크놀로지 회사와 미디어 회사 간의) 오랜 시장 쟁탈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요피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OL 타임워너가 지난 주 법적 시비를 타결한 데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요피 교수는 "(이번 합의로) AOL 타임워너는 순수한 미디어 기업에 더 가까워졌고, MS는 애당초 출발점인 소프트웨어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MS는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에 자사 제품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판매해 경쟁사인 넷스케이프에 피해를 준 점을 인정해 넷스케이프를 인수한 AOL 타임워너에 7억5천만달러(약 9천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두 거대기업은 앞으로 디지털 미디어 부문에서 협력체계를 구축키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보상금 액수보다 양사의 협력 방안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보상금 자체는 4백억달러 이상의 현금자산을 자랑하는 MS 입장에서는 푼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MS는 브라우징 기술 등을 향후 7년간 로열티 없이 AOL 타임워너 측에 제공키로 했으며, 윈도 소스코드에도 완전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AOL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더 쉬워진다.

PC 운영체제의 90% 이상을 윈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또 AOL의 음악.비디오 파일이 해커들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안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MS와 AOL 타임워너의 협력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1990년대부터 테크놀로지 기업과 미디어 기업이 경쟁적으로 상대방 시장에 진출했던 경향이 이제 시들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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