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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양빈'스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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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상하이(上海)의 최고 갑부 저우정이(周正毅.42.사진) 눙카이(農凱)그룹 회장이 금융비리 스캔들로 위기에 몰렸다.

周회장은 미국의 포브스지(誌)가 선정한 2003년 중국 11위의 부호다. 지난해 말 현재 周회장이 보유한 각종 재산은 5억5천만위안(元.약 8백억원)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측근들은 그의 실제 재산이 최소한 10억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홍콩의 명보는 1일 "周회장이 상하이 공안당국에 '조사 협조'란 명목으로 소환된 상태"라며 "공산당의 사정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와 은행감독위.공안국이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는 점으로 미뤄 그의 죄목이 단순한 경제범죄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周회장에게 은행 대출.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비리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 재계에는 지난해 周회장이 중국은행 홍콩법인에서 21억5천만위안의 불법 대출을 받아 홍콩 증시에서 기업매수.합병(M&A)을 벌였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周회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周회장이 소유한 상하이디찬(地産.부동산)과 상하이상마오(商貿.무역)의 주가가 지난주 말 20%나 폭락했다.

중국에선 북한 신의주 특구의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됐던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부호 순위 2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업과 관련한 각종 불법.비리 혐의로 낙마한 바 있다. 그래서 일각에선 周회장이 '제2의 양빈'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이번 금융 스캔들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체제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신(新) 지도부가 받은 익명의 투서가 발단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몇년 전까지 무명의 사업가였던 周회장은 지난해 홍콩 증시의 상장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중국 재계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농.축산업과 인터넷 쇼핑업으로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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