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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포커스] 중관춘에서 더 꽃피는 인터넷 비즈니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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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호 18면

세상이 바뀌었다. 빠른 것이 느린 것을 먹는 세상에서, 이제 친구 많은 놈이 친구 적은 놈을 먹는 세상이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네트워크의 힘은 가입자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맥칼프의 법칙이 적용된다. 그래서 네트워크의 세계에서는 미국 인구 3억 명, 중국 인구 13억 명이 아니라 미국 인구는 9억 명이고 중국 인구는 169억 명이다. 지금 거대한 네트워크 파워를 가진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인터넷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요즘 중국 리커창 총리는 리커노믹스로 대변되는 구조조정 전문가에서 박근혜 대통령처럼 창조경제 전도사로 변신했다. 리커창 총리는 “대중창업, 만인혁신(大衆創業 萬人革新)”을 노래 부르면서 전통 제조업에 인터넷을 접합하는 ‘인터넷+’정책을 국가산업 업그레이드전략으로 내놓았다.

중국의 새 국가전략 ‘인터넷+’
중국의 ‘인터넷+’에서 가장 빨리 효과 나는 업종은 무엇일까? ‘인터넷+금융’, 핀테크의 효과가 가장 빠르다. 금융에서 정보는 바로 돈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인터넷+민생’이다. 교육·의료·건강·문화·오락이다.

그리고 ‘인터넷+제조업’은 말은 그럴 듯하지만 인터넷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는 시간도 걸리고, 돈 버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길게 보면 중국의 금융·교육·의료·문화·제조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통합되고 연결될 전망이다.

강일구 일러스트

리커창 총리가 ‘인터넷+’ 후속 지원정책을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고 있다. 그러자 중국증시에서 인터넷주가 폭등을 하고 있다. 선전(深圳)거래소의 차스닥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여기에 뒤질세라 상하이(上海)거래소도 ‘인터넷+’ 전용시장을 연내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 인터넷은 무엇일까? 고목에 꽃을 피우는 묘수다. 전통제조업에 인터넷을 접합해 신성장산업으로 만든다. 중국의 산업구조가 제조중심에서 미국의 정보화를 접합한 서비스중심 산업구조로 바뀐다는 의미다.

금리하락으로 지금 중국 증시에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넘치는 유동성이 차스닥과 인터넷주에 대한 투자가들의 겁을 없앴다. 기관이 편입비중이 낮은 인터넷과 IT주를 사 모으기 시작했고 개인들도 탄성이 좋은 인터넷과 IT주를 편입하자 주가가 속등하고 있다. 2000년에 있었던 미국 인터넷 버블이 다시 중국에서 재현될까? 중국과 미국의 다른 점은 시장규모다.

중국의 인터넷 시장의 규모는 미국의 2.3배, 성장잠재력은 2배다. 중국의 인터넷가입자는 6억9000만 명으로 미국의 3억 명의 2.3배다. 인터넷 보급률은 중국이 49% 미국이 92%로, 중국은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의 2.3배에 달하는 중국의 인터넷가입자가 인터넷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보다 더 빠르고 큰 주가상승을 가져 올 전망이다. 증시버블 당연히 있다. 1999년 당시 미국 나스닥 PER(주가수익률)은 150배였다. 버블이 꺼지고 나자 50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시대, ‘규모의 경제’보다 센 것이 정보화시대의 ‘네트워크 경제’다. 네트워크의 법칙에서 보면 중국 인터넷의 힘은 48억이고 미국은 9억으로 중국은 미국의 5.2배다. 미국 인터넷 PER이 50배 수준이면 상대 비교했을 때 중국의 PER은 250배는 가야 한다. 지금 중국 차스닥 PER은 110배다. 제조업의 시각으로 보면 버블이지만 인터넷 대국 미국과 상대 비교하면 높은 것이 아니다.

중국 증시에 새로운 대세는 인터넷이다. 그러나 중국 인터넷+(금융, 교육, 의료, 문화, 제조) 분야 투자는 금메달만 노려야 한다. 인터넷은 1등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 묘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은 1등과 2등 차이가 크지 않다. 정부정책이 바뀌면 순식간에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2등은 보험 들어 놓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동메달 이하는 싼 게 비지떡이다.

동메달 이하는 싼 게 비지떡
미국은 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했지만 중국은 주식을 찍어 경기를 부양한다. 중국은 기업공개(IPO)의 문턱을 대폭 낮춘다. 허가제에서 요건만 맞으면 상장시키는 등록제를 실시해 월간 40~50개, 연간 500~600개의 기업을 상장시킬 전망이다. 그 중 3분의1은 인터넷주다.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 바이두의 미국 상장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재주는 중국이 부리고, 돈은 미국투자가들이 다 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차스닥을 나스닥을 능가하는 규모로 키우고 중국의 인터넷회사들을 대거 상장시킬 셈이다. 인터넷은 중국의 새로운 대세다. 첨단기술은 항상 시장이 가장 큰 곳에서 꽃피었다. 지금 세계최대의 인터넷 시장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인터넷은 이젠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중관춘(中關村)에서 꽃필 것 같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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