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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케이블카 「자연」해칠 우려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공원은 복잡한 사회생활속에서 인간이 휴식할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줄뿐 아니라 정서함양과 레크리에이션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우리나라는 l967년에 지리산을 제1차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이래 현재까지 15개의 국립공원, 23개의 도립공원및 l5개의 군립공원을 지정하여 건전한 국민휴양을 도모하여 왔다.
국립공원은 최소한 l백평방km이상의 자연지역이라야 국제적으로 이상적이지만 우리나라 국립공원중 이에 부합되는곳은 8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경우 고작 공원입구및 공원내에 안내표지판·매표소·관리사무실·공중변소·대피소등만을 설치하고서 공원의 수용인원의 제한도 없이 입장권만을 마구팔아 공원내에 사람이 넘치는 과밀상태가 반복되어 이를 견디지 못한 자연은 오염되고 자연생태계는 파괴되어지고 만다.
또한 우리는 국립공원이라는 명목만으로 공원을 이용하고 일단 입장료를 내고 공원내에 들어서면 적당한 휴식처를 찾아 놀다가 오는 유원지 정도로 잘못 인식하고있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된다. 이러한 이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의 수려한 금수강산은 인간간섭에 의해 급격히 훼손되어진다.
우리가 자연보호운동을 시작한지 어언 6년이 지나면서 전보다는 자연파괴현상이 다소 줄어들고는 있으나 아직도 공원내의 행락인파와 그들이 버리고간 쓰레기더미를 도처에서 쉽게 볼수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던중, 최근 건설부가 의욕적으로 북한산 국립공원의 개발계획을 발표한것은 지금까지 국립공원으로 지정만 한채 예산을 확보하지못해 뒷전에 미루어왔던 공원개발사업을 다시 수행할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반가운 일이라 하지 않을수없다.
북한산의 공원자원은 기본적으로 자연자원이므로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식물·곤충·어류·미생물에 이르는 모든 생물의 보호대책에 대한 충분한 연구검토가 선행되었을줄 믿는다.
나아가서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까지는 희귀 동·식물을 보호한다는 측면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수려한 경관요소로서의 산봉우리·능선·계곡·바위·?등 지형지세에 속하는 정적요소가 서울근교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커다란 지정동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공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개발사업으로 인해 자연은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그들이 자연을 사랑한다는 순수한 마음의 표시이므로 이를 정중하게 받아들여 후세에까지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줄수 있도록 하여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북한산이 지니는 정적요소를 조금이라도 손상케하는 인공시설물의 설치계획은 좀더 충분한 재검토가 각분야별로 이룩돼야 할 것이다.
특히 백운?와 인?봉밑까지의 케이블카 설치는 자연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자연보전적 측면에서 볼때 이 기회에 보다 강력하고 적극적인 자연보전대책을 마련할수 있는 계기도 될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검토가 병행되어지길 바란다. 즉 현재와 같은 소극적인 공원관리체제로는 멀지않아 회복할수없는 자연파괴가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보전이선행되는 개발정책을 꼭 수립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이 국립공원의 지정은 건설부가, 유지 관리등은 도지사가, 공원내 국유림·임목의 벌채및 보전은 산림청이, 문화재는 문화재관리국이, 생물권보전지역은 유네스코가, 환켱문제는 환경청이, 공원관리의 인력은 내무부가 담당해서는 행정의 일원화를 기대할수 없고 비능률과 복잡성만이 있을뿐이다.
그러므로 보전과 개발은 일면 상반되기도하기만 일원화된 공원관리체제가 수립되고 슬기로운 자연보호운동을 계속하면 자연환경의 보전뿐아니라 공원으로서의 위락기능도 충분히 달성할수 있을것이다.
건설부는 분명히 이번기회를 통해 합리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해야한다. 북한산지역의 개발은 단순한 인공시설물의 설치에 끝내지말고 자연학습원의 설치로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자연관찰학습의 기회를 증대시키거나 야영장의설치, 또는 수용능력을 감안한 입산객의 통제등으로 다각적인 보전정책을 병행하여 자연파괴의 우려를 자연보전의 장으로 승화시킬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서 이번 북한산개발이 다른 공원개발의 귀감이될수 있도록하여 장차 전국토가 공원화되어 수려한 자연경관의 보전과 공원으로서의 휴양기능이 증대되도록 민관 모두가 합심해 노력할 때 우리의 금수강산을 자손만대에 물려즐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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