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실] 6. 초등 고학년 학부모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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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인 우리 반은 아침을 책읽기로 연다. 이제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책 한 권 펼쳐들고 읽는 모습이 자리 잡혔다. 아이들 스스로 아침 독서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소감문을 보니 10분 보고 덮으니까 다음 내용이 궁금해 자꾸 읽고 싶어진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이러한 우리 가족 독서 시간을 마련하면 좋겠다. 서로 바쁜 생활에 쫓겨 매일 마련하기가 어렵다면 주말에 독서 시간을 정해보자.

아침 독서는 사제가 함께하는 독서 시간이다. 흥미로운 책을 정해서 읽어주고 재미있는 부분이 되면 "그만!" 하고 책장을 덮는다. 뒷부분이 궁금하고 마음이 급한 아이들은 재빨리 그 책을 도서실에서 찾아 읽거나 직접 사서 읽는 아이도 생긴다. 이처럼 가정에서도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것이 중요하다. 고학년 아이에게는 유치원이나 저학년 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전체를 읽어 주는 것이 아니라 앞 부분만 읽어 주면 대부분 뒷부분이 궁금해 그 책을 손에 들게 된다.

성현이 어머니께서는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권장 도서와 독서 후기를 검색해 '강력 추천 책 목록'을 작성하신다고 한다.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적을 수 있는 종이를 항상 냉장고에 붙여 놓고 일주일에 한 번 서점에 가서 함께 구입하곤 하신다는데, 성현이는 부산시 독서 사례 발표회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 반 은지는 권장도서 200여 권을 거의 다 읽고 부산광역시 독서교육지원시스템으로 확인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은지 어머니께선 학교 도서실 도우미를 하시면서 좋은 책을 매일 골라주신다고 한다. 부모가 어린이 책을 먼저 읽고 잘 파악하고 있으니 아이가 책을 즐겨 읽을 수 있는 환경은 이미 마련된 것이다. 책을 사는 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좋은 책들이 가득한 학교 도서실을 적극 활용해 보자.

가족 독서 여행은 특별한 경험을 심어 주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성현이네는 자동차 트렁크에 책을 한가득 싣고 1박 2일 콘도에 들어가 하루 동안 책만 줄기차게 읽고 돌아오는 독서 이벤트를 1년에 2번 정도 하고 있다. 집과 학교에서 하는 독서와 달리 색다른 독서 경험이 되므로 책읽기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요즘 아이들 책 중에는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만큼 구성이 탄탄하고 흥미로운 것이 많다. 부모가 먼저 읽고 권해 주고, 책을 주제로 대화를 한다면 가정 독서 지도에 대한 고민은 사라질 것이다.

정현미 부산 부흥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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