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전세대출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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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전세자금 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한도를 늘리고 금리를 낮춘 전세금 대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부업체.저축은행.보험에 이어 시중은행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위축되자 금융회사들이 전세 대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 매매 수요는 줄고 임대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전체 전세 자금 규모는 100조~110조원이며 전세대출 시장 규모는 1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모든 주택에 대해 한도 없이 전세자금을 대출해 주는 '우리홈론'을 9일 선보였다. 이 상품은 아파트나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 모든 주택의 전세자금을 대출해 준다. 전세보증금의 최고 70%까지, 급여소득자는 최고 연봉의 두 배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기존 세입자도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연계된 연 5.83%(1월 9일 현재)로 대부업체.저축은행 등 제2, 3금융권 전세자금 대출 금리(연 9.5~27.4%)보다 낮다.

임영학 우리은행 개인마케팅팀 부부장은 "우리홈론은 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해 고금리의 제2, 3금융권을 찾던 서민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협도 이달 초 전국 지역개발공사에서 분양하는 공공임대 아파트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금리가 'CD 금리+1.7%'여서 연 5%대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대출금액은 전세보증금의 70% 내에서 최고 4000만원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주인에게 낸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보증금의 80% 내에서 최고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대출 대상을 현재 서울.수도권 아파트에서 일반주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성민 솔로몬저축은행 기획조정실 부장은 "집주인의 동의를 얻는 것이 걸림돌이지만 이런 문제는 차츰 극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말 최고 1억원까지 빌려 주는 전세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김창규.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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