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재민〃조촐한 다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오늘은 한가위-.
수해로 입은 상처가 아직도 남아 복구의 삽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에서는 조촐하고 검소한 명절을 맞았다.
10일 현재 철도·고속버스·연안여객선을 이용한 전국 귀성인파는 3백12만명으로 예년보다 3%가 늘었다.
이밖에 시외버스·전세버스·자가용을 이용, 모두 5백여만명이 고향을 찾았으며 서울에서만2백여만명이 지방으로 떠났다.
각 가정에서는 온가족이 한데모여 햇곡식·햇과일로 정성스레 차례음식을 차렸으며 망우리·경기도 용인·벽제등 근교 묘역에는 60여만명의 성묘객이 찾았다.
또 16만 호국영령이 잠든동작동 국립묘지에도 이날이른아침 10만여명의 참배객이 조국을 위해 몸바친 형제 자식의 넋을 위로했다.
한편 이번 폭우로 물에 잠긴 공장을 살리기위해 추석휴가와 보너스를 반납한 경기도 의정부시 나전모방 종업원4백50여명 (9일자 중앙일보사회면보도) 은 10일상오10시 공장 앞마당에서 합동 다례제를 올렸다.

<수해지구>
수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서울 풍납동·성내동과 난지도·망원동일대 주민들은 당국과 이웃에서 보내준 구호품등으로 조촐하게나마 추석상을 차렸다.
토성국교에 수용중인 46가구 2백12명, 영파국교의 43명은 구청에서 준비한 설렁탕으로 아침을 먹은뒤 과일·비스킷·음료수로 명절음식을 대신했다.
또 서울시는 8일 망원1,2동지역 이재민들을 위해 5천2백여만원의 추석특별위로금을 지급, 수마로 우울해진 마음을 달랬으나 상암국교에 수용된 2천9백88명의 난지도주민들은 아직도 침수된 집에 언제 돌아가게될지 모른다며 『조상뿐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추석이 됐다』고 한숨지었다.

<산사태주민>
지난물난리때 산사태로 14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하는등 전국에서 가강 큰 변을 당한 경기도김포군김포읍북변마을주민 상당수는 아직 완쾌하지 못한 상처때문에 병원에서, 또는 입주할 집을 잃어 친척집등에서 예년과는 다른 썰렁한 추석아침을 맞았다.
군과 읍사무소등에서는 이들의 슬픔을 달래기위해 간단한 선물을 마련했지만 이재민 34가구 1백3명의 절반이상이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에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명절때면 동료들과 불우이옷돕기운동을 벌여왔었는데 올해는 병실에서 추석아침을 맞았으니….』
지난1일 장릉 산사태때 현진 (7·여) 종철 (4·남)두남매와 조카등을 잃고 자신들도 증상을 입고 김포제일병원에 입원중인 문희태씨(45·대림통상금구공장직원)부부는 해마다 고향인 검단에서 온가족이 오순도순 모여맞던 추석아침을 되새기며 울먹였다.
또 경기도파주군광탄면용미리공동묘지는 50여기의 묘가흔적도없이 쓸려내려가 어디다 차례상을 차려놓아야될지도 모르는 성묘객들이 허망한 모습으로 돌아가기도했다.
「고향은 못가도 마음만은…」추석휴가와 보너스를 반납한 나전모방종업원 4백50여명은 공장앞에서 합동다례제를 올러 고향에 못가는 마음을 달랬다.【의정부시 나전모방 공장에서전송=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