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신흥국서 수익 낼 것 … 분산 투자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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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이 위험한 게 아니라 그 시장에 올인하는 투자 행태가 위험한 겁니다.”

 배인수(사진) 베어링자산운용 영업 대표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펀드 투자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배 대표는 국내 증권사 뉴욕사무소를 거쳐 외국계 운용사에서 잔뼈가 굵은 해외 펀드 전문가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를 국내에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적립식 투자가 일반화 되면서 시간에 대한 분산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지역이나 자산에 대한 분산은 아직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집중 투자가 왜 위험한가. 선택과 집중이란 말도 있지 않나.

 “집중 투자한 시장이 오르면 괜찮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두가지 측면에서 손해를 입는다. 먼저 투자한 돈 자체가 줄어든다. 그리고 그 사이 상승하는 시장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도 잃게 된다. 그래서 분산 투자를 권하는 것이다.”

 - 집중 투자 하지 않는다고 해도 신흥국은 위험한 투자처 아닌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신흥국만한 수익을 안겨다 줄 수 있는 투자처는 없다. 금리는 낮고 국내 주식 시장도 박스권에 갇혀 있지 않나. 특히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

 - 그렇다면 신흥국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질문이 잘못 됐다. 내 자산을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자신의 투자 성향과 투자 목적에 따라서 국내외 자산 비중은 어떻게 할 것이며, 해외 자산 중 주식과 채권, 선진국과 신흥국 비중은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 해외 펀드 역시 장기투자가 답인가.

 “단기적 등락으로 인한 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장기투자의 장점이다. 하지만 하나의 펀드를 무조건 오래 들고 있다고 수익을 내는 건 아니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되 시장 상황에 맞춰 펀드를 바꿔 가며 자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 바쁜 현대인에게 너무 어려운 요구다.

 “지속적으로 자산 조정을 하기 어렵다면 펀드 내에서 자산 조정을 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전세계 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에셋 펀드가 대표적이다. 국내 채권과 혼합해 투자하는 중국 펀드처럼 안정성을 보완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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