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생들 독창성 낮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우리나라 초·중·고교 과학교육이 빈약한 실험실습기재 및 대학입시 위주의 암기식 교육으로 여전히 일관돼 우수한 학생들조차 독창적인 사고가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실시한 「고교생을 위한 과학기술 여름학교」에 참가했던 1백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창의성 검사결과를 보면 이것이 입증된다.
고등학교 2학년생들은 전국 각 고등학교에서 지능지수(IQ)1백40이상, 전교석차 5등이내에서 선발된 이과지망생들로서 평소 과학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여 온 우수한 학생들 이라는데서 이같은 결과는 그릇된 과학교육의 심각성을 절감케하고 있다.
이번에 실시한 창의성 검사는 개방·유창·융통·조직·정교·독창성등 5개 분야로 나뉘어 실시됐는데 전체 창의성은 평균 97.3점(1백점 만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난 반면 이 가운데 독창성은 평균 68.7점으로 낮아 과학교육이 학생들의 독창적인 사고를 전혀 길러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복잡한 문제를 간결하게 정리하고 사물간의 구조적 연관성을 이해하는 사고의 조직성은 평균 99.1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독창성 다음으로 낮은 점수가 나온것은 어떤 문제를 사실대로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인 사고의 개방성으로 평균 80.5점으로 나타나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이밖에 주어진 자극에 대해 제한된 시간안에 얼마나 많은 양의 반응을 보이는가 하는 유창성은 평균 88.1, 한가지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보여주는 융통성은 평균 87.9, 주어진 문제를 세분화해 전개시키거나 문제에 포함된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고 결함을 보층할 수 있는 능력인 정교성은 평균 87.9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교육개발원 신세호부원장은 『점수가 높게 나타난 조직성·융통성등은 원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어서 교육의 결과로는 볼 수 없다. 독창성이 낮은 것은 많은 인원이 한 학급에서 수업을 하는 우리나라 교육실정에서 개인의 남다른 생각이 무시되는데서 오는 결과』라며 『독창성의 계발을 위해서는 자기 나름대로 새롭게 생각하는 교육이 필요하며 이러한 새로운 생각이 존중될수 있는 학습 분위기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상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