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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청권 행사한 총리 놔둬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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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 의원 문제와 관련, 일부 참석자들은 "청와대의 발표 내용과 방법을 이해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이 당을 설득했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설득했느냐. 설득당한 사람은 대답 좀 해보라"고 격앙했다고 한다.

결국 정세균 산자부 장관 내정자는 당내 거부감 때문에 장관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겸임하려던 의장직을 계속 수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3일 오전 의장직과 관련한 거취 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참석자는 "향후 의원 총회 등을 통해 문제가 점점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당이 좀 술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심야 회의 참석자는 유재건.유선호.김영춘 의원 등 비상집행위원과 임채정.장영달.김한길.한명숙.이미경.김혁규.김원웅 의원 등 중진들이다.

◆ 유시민, 발표에서 왜 빠졌나=청와대는 2일 보건복지부 장관 발표를 유보했다. 그는 당초 복지부 장관으로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발표 땐 빠졌다. 이유는 뭘까.

유 의원에 대한 당내 반감이 워낙 컸다는 게 여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초선 의원은 "당내 트러블 메이커인 유 의원이 장관이 되면 여권 전체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게 당 사람들의 대체적인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 역시 유 의원 입각에 부정적이었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입각설이 나오던 지난해 말 유 의원에게 '복지부장관 가는 게 맞느냐'고 묻자 '그건 (나의) 선택의 문제'라고 말하더라"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유 의원이 이처럼 지나치게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이 더 큰 반감을 산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가 당 안팎에 전해지자 급기야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지난주 노 대통령은 당내 몇몇 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유 의원 입각에 대한 반응을 직접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역시 부정적인 얘기가 쏟아졌다고 한다. 이런 배경 아래 '유시민 장관 만들기'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노 대통령이 이병완 비서실장에게 유 의원을 발표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한 것은 1일 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진배.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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