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연연 안 해 차보험 수익성으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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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량 고객 위주로 하는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펼치겠다. 보험사가 튼튼해야 고객에게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원명수(59) 메리츠화재 사장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자동차보험 마케팅 전략을 끌고 나가겠다고 2일 밝혔다. 원 사장은 "그동안 보험사들이 말로는 수익성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몸집 불리기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도 수익성 중심 전략을 철저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원 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이러한 전략을 실천해 메리츠화재를 매출이 줄고 수입은 느는 구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2004 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 7.9%에서 지난해 말 6.9%(추정치)로 떨어졌다. 하지만 손해율(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비율)은 2004 회계연도 76.2%에서 2005 회계연도 7개월 동안(2005년 4~10월) 73%로 뚝 떨어졌다. 반면 삼성.동부.현대.LG 등 상위 4개사의 평균 손해율은 71.9%에서 73.2%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보통 손해보험사들이 보는 적정 손해율은 72~73%로 이를 초과할 경우 고스란히 적자로 이어진다. 요즘 손보사들이 손해율 급상승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고 있지만 메리츠화재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것도 이 때문이다.

원 사장은 "초기에는 직원 사이에서 '차보험 사업을 망치는 게 아니냐' '고객이 한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등의 우려가 많았다"며 "이젠 회사 내에 수익성 중심 전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5년 동안 보험시장 문턱이 낮아지는 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전문인력 부족으로 한 금융회사가 모든 영역을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아웃소싱이나 회사 간 통합.제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금융시장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하고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판단해 상품과 서비스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전략 수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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