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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고 뻣뻣한 관절, 일찍 치료하면 변형 막을 수 있어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주부 한지영(47·서울 광진구)씨는 아침을 맞는 것이 두렵다. 온몸이 뻣뻣해 움직이기 힘들뿐더러 손가락을 구부리면 손가락 마디를 바늘로 콕콕 찌르듯 쑤시고 저리다. 손가락과 손목이 심하게 퉁퉁 부어오를 때도 있다. 요즘에는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고 바깥쪽으로 휘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은 한씨의 병명은 류머티스관절염. 건국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이상헌 교수는 “손가락·발가락 관절 변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류머티스관절염의 증상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류머티스관절염 환자가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관절 변형이다. 초기에는 관절을 싸고 있던 활막에 염증이 생겨 뻣뻣한 정도지만 점차 관절까지 파괴한다. 손가락·발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관절이 뒤틀리고 그 상태로 굳는다. 염증이 심해지면서 손가락 중간 마디가 볼록하게 부풀고 도드라져 평소 착용했던 반지가 손가락 마디에 걸린다. 이런 관절 변형은 손가락·손목·발가락·발목같이 작은 관절에 좌우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몸의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주로 아침에 1시간 이상 유지된다.

발병 2년 안에 환자 60~70% 관절 파괴

관절 변형이 시작되면 삶의 질도 떨어진다. 손가락·발가락 관절을 구부리고 펴기가 힘들어 남의 도움 없이 외출·옷 갈아입기·요리·손톱 깎는 일 같은 소소한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대한류머티스학회에서 만성질환별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관절염이 0.76(최상 1, 최하 0), 류머티스관절염 0.68로 아토피성 피부염(0.85)이나 천식(0.81) 못지않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최정윤 교수는 “암은 5년 이내에 완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류머티스관절염은 통증이 평생 지속돼 암보다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만 약 50만 명이 이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세 배 많고, 사회활동이 활발한 30~40대에 주로 발병해 평생을 따라다닌다.

류머티스관절염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한번 악화되기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진행 속도가 빠르다. 서울대병원 이은영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진행하는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발병 2년 안에 환자의 60~70%가 관절 파괴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치료 후에도 질병이 완전히 억제되지 않아 30~40%는 재발 또는 악화를 반복한다.

약물 치료와 함께 근육 강화 운동 필요


최근 통증을 줄이면서 관절 변형과 손상을 예방하는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가 속속 나오고 있다. JW중외제약에서 판매하는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가 대표적이다. 혈액 속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IL-6·인터루킨6)이 활성화하는 것을 차단해 류머티스관절염 진행을 막는다. TNF-알파 억제제 등 기존 염증을 억제하는 치료제는 효과는 좋지만 면역기능을 억제해 결핵 발병 위험이 높다.

악템라는 중증 류머티스관절염에도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2009년 10월부터 서울대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 병원에서 100여 명의 류머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기존 치료제(MTX 등 항류머티스 약제)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 중 61.7%가 ACR(류머티스관절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기준 20% 이상 증상이 개선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IL-6는 관절 염증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TNF-알파보다 효과적으로 관절을 보호한다. 초기 류머티스관절염 대응력을 높여 통증을 줄이고 관절 손상을 막는 셈이다.

이상헌 교수는 “류머티스관절염을 일으키는 염증 유발 단백질의 작용을 막는 방법이 많을수록 효과적으로 류머티스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며 “환자 특성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약물을 조기에 사용하면 관절 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 최 교수는 “드물지만 관절 손상 전에 치료를 시작한다면 완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운동도 체계적으로 꾸준히 해야 한다.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까지 약해진다. 자주 쓰지 않는 기계에 녹이 슬 듯이 근육도 아프다고 방치하면 기능이 떨어진다. 결국 관절에 부담을 높이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관절 통증을 줄이고 근육·연골 재생을 촉진한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산책하듯 천천히 걷거나 관절 부담이 적은 아쿠아로빅 등으로 근육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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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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