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조카의 핑크 다이아 174억원에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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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조카 마틸드 보나파르트 공주가 한 때 소유했던 8.72캐럿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가 12일(현지시간) 제네바 소더비 경매장에서 1590만 달러(약 174억원)에 팔렸다. 나폴레옹의 막내 동생 제롬 보나파르트의 딸인 마틸드가 보유했던 이 다이아몬드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고가에 낙찰됐다. 소더비는 “역사적 핑크 다이아몬드”라면서 이 반지가 1940년대 이후에는 은행의 창고에 보존돼 왔다고 말했다. 반지를 낙찰받은 이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마틸드는 나폴레옹의 막내 동생인 제롬 보나파르트와 뷔르템베르크의 공주였던 카타리나의 딸로 태어났다. 카타리나는 뷔르템베르크의 국왕 프리드리히 1세의 딸로 그녀의 고모는 러시아 마리야 표도로브나 왕후였다. 그녀는 러시아 알렉산드르 1세와 니콜라이 1세의 사촌이기도 하다.

엄청난 배경에도 불구하고 마틸드는 공주로서의 삶을 살진 못했다. 그녀가 태어났을 때 나폴레옹은 몰락했고 그녀는 이탈리아에서 망명생활을 해야 했다. 마틸드는 15살 때 나폴레옹 3세가 된 사촌 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약혼을 했지만 외할아버지였던 프리드리히 1세의 반대로 약혼이 깨졌다. 결국 그녀는 20살 때 러시아 귀족이던 아나톨리 데미도프 백작과 결혼했다. 그녀의 남편은 나폴레옹의 숭배자로 엄청난 부자였다. 당시 마틸드는 여러 혼수를 받았는데 이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도 혼수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녀의 결혼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남편인 데미도프가 결혼 후에도 외도를 하고 폭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마틸드는 결혼 7년 만에 혼수를 싸들고 새 애인과 함께 파리로 달아났다. 이후 한때 정혼자였던 나폴레옹 3세가 권력을 잡으며 마틸드도 파리 상류사회의 유명인사가 됐다. 그녀의 남편인 데미도프도 파리에서 살았지만 서로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사진] 마틸드 공주가 소유했던 핑크 다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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