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군, 북 SLBM 발사 위성으로 지켜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민구(사진) 국방장관은 11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 답변에서 “저희가 그 시간에 (발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자체적으로 정보 자산을 통해 관련 사실을 알았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계속 추적했고, 그 시험이 끝난 직후 바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정보 당국이 정보·정찰·감시 자산을 활용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참관 사실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또 “오랫동안 (북한의 SLBM 관련) 시험 과정을 추적하면서 관련 기관들에서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국방위 설명 과정에서 한 장관은 북한의 첫 SLBM 모의탄이 날아간 거리가 150m 정도라고 공개한 뒤 “SLBM 완성체를 갖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고, 지금 그 목표를 향해 가는 단계인 수중 사출실험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국방부가 비공개 보고에서 “ 사진을 수백 장 갖고 있다. 동영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SLBM 기술과 관련해 한 장관은 “옛 소련 골프급 잠수함의 역설계를 통해 잠수함을 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측은 비공개 보고에선 “지난해 신포항에서 건조 중이던 잠수함으로 시험한 게 맞다”며 “2000t급으로 추정하고 있고, 북한이 가진 것 중에선 가장 최신이고 가장 큰 잠수함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본지 5월 11일자 1면>

 한 장관은 “(미국 등 SLBM 보유국의) 전례를 보면 사출실험 후 실전배치에 4~5년이 걸린다”면서도 “정보 쪽의 최초 판단보다 빠르게 진행됐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비공개 보고에서 군 당국은 “북한이 이르면 2017년 말에 전력화가 가능하다”며 “이번 실험으로 봤을 때 2017년 말 2000t급 잠수함에 2000㎞를 날아갈 수 있는 9m 길이의 탄도미사일 1발을 탑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의원이 전했다.

 군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SLBM을 실전배치하려면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새로 개발한 신포급 잠수함(2000t급)은 2~3년 안에 실전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SLBM 개발로 정부가 추진 중인 선제타격용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한 장관은 “킬체인이나 KAMD는 북한의 지상 발사 미사일을 주 타깃으로 한 개념이기 때문에 SLBM에 대해선 제한되는 점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추가적으로 보완 발전시키면 대비가 가능하며, 한·미가 연합해 대응할 문제이므로 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세정·허진 기자 zh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