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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살인의 추억'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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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루이지애나주 남부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여성 연쇄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27일 체포돼 미국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리처드 펜싱턴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경국장은 "2001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1년6개월 동안 최소 5명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데릭 토드 리(34.일용직 노무자)를 애틀랜타의 한 타이어 공장 앞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0개월 동안 1천명 이상의 남자를 상대로 DNA 검사를 실시한 결과 다섯번째 희생자 캐리 요더(26)의 몸에서 적출된 DNA와 리의 DNA가 같다는 사실을 확인, 긴급 수배 하루 만에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요더의 몸에서 얻은 리의 DNA 가 다른 희생자 4명에서 추출한 DNA와 일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고 밝혀 리가 요더 등 5명을 살해한 범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루이지애나 남부 배튼 루즈.라파예트 지역에서는 2001년 9월 24일부터 지난 3월 3일까지 40대 2명, 20대 3명 등 5명의 여성이 수개월 간격으로 잇따라 납치돼 폭행당한 뒤 목을 졸리거나 칼에 찔려 숨졌다.

살인이 이어지면서 이 지역 여성들은 외출할 때 여럿이 함께 다니고 호신용 스프레이.권총을 구입하는 등 불안에 떨어왔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1986년~91년 4년7개월 동안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반경 2㎞ 내에서 71세 노파부터 13세 여중생까지 여성 10명이 잇따라 강간, 살해된 사건. 최근'살인의 추억'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돼 다시금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강찬호 기자

*** 용의자 리의 연쇄 살인극

▶1993년 7월=강도 혐의로 2년 복역

▶95년 9월~2000년 1월=스토킹.폭행 등 혐의로 수차례 체포돼

▶2001년 9월 24일=지나 그린(41) 목졸려 숨진 채 발견

▶2002년 5월 31일=샬로트 머리(22)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

▶2002년 7월 12일=팸 키나모어(44) 납치 나흘 만에 시체로 발견

▶2002년 11월 21일=데네 콜롬브(23) 실종 사흘 만에 시체로 발견

▶2003년 3월 3일=캐리 요더(26) 납치 열흘 만에 시체로 발견

▶2003년 5월 5일=리, 경찰 요구로 DNA 제출

▶2003년 5월 26일=경찰, 리 공개수배

▶2003년 5월 27일=경찰, 리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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