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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다루며 유전자실험도|고교생 백28명 대상 요학기술 여름학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우리나라의 청소년은 첨단과학에 어느정도 관심을갖고 있을까. 지난달 30일부터 열리고있는 고교생을 위한 과학기술여름학교를 통해서 보면「대체로 만족스러운것」 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원 (KAIST)동부지역2동 제어시스팀연구실에는 때아닌 로보트들의 장기자랑이 벌어졌다.
한 로보트는 노래를 부르며 디스코를 신나게 추고 있는가 하면 또다른 로보트는 먹물을 묻힌 붓으로 한글을 그렬듯하게 써내려 가고 있다. 또 맹인 길 안내용 로보트는 실험실안의 각종 기기사이를 교묘히 빠져 나가고 있다.
또 생물공학과 실험실에서는 유전공학의 가장 기초원리인 유전자 (DNA) 분리및 이식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바이러스의 DNA를 전기영동법으로 분리해 내 자외선을 쬐어 형태를 촬영하고 이 DNA를 다시 대장균에 이식시켜 변화과정을 살피고 있다.
로보트 조작및 유전자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 2학년생들.
한국과학기술원과 한국과학기술대학 (가칭) 이 7월30일부터 공동으로 주최하고있는「고교생을 위한 과학기술 여름학교」 학생들이다.
과학기술여름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장 KAIST 조병하교학처장)는 전국 고등학교에서 지능지수(IQ)1백40이상이며 전교석차 5등이내의 학생가운데 각 l명씩을 선발, 모두 1백28명을 대상으로 8월8일까지 10일간의 과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엏게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과학교육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있는일로 운영위원장 조병하박사는 『고등학생들이 본격적인 과학기술 연구분위기를 맛볼수 있도록해 과학에 대한 흥미유발과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분야로서 확신을 갖게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번에 참가한 학생들은 KAIST에서 마련한 「유전공학의 원리와 기법」 등 15개의 주제가운데 자신이 가장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선택해 학습기간중 지도교수및 조교들의 지도로 직접 실험을 실시하고있다.「로보트의 원리와 이용」이란 주재를 선택한이호군 (17·춘천고) 은 『로보트에 대해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왔는데 이렇게 직접 프로그램을 해서 움직여보니 더욱 흥미가 있다. 계측제어에 대해 막연한 흥미밖에는 못느끼고 있었는데 이번 실습으로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 전공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섰다』 고 말했다.
또 「빛을 이용한 물체의 변형해석」을 택한 이형기군 (17 양정고) 은 『주제가 좀 어려우나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앞으로 순수과학인 물리학을 전공하고 싶은데 이번 기회로 그동안 의문을 가져왔던 여러 가지 이해 못하던 점들을 알수있게 돼 좋았다』 고 얘기했다.
주제선택은 로봇, 레이저등 잘 알려진 첨단과학분야에 지원이 몰렸고 학습태도는 전반적으로 매우 진지했다.
「레이저의 원리와 응용」을 맡은 공홍진박사 (KAIST 물리학교수) 는 『학생들의 열의가 놀랍다. 이해도 무척 빠른편이고 집착력이 강해 한번 실험을 시작하면 쉬는 시간에도 자리를 뜨지않는다』 고 전해줬다.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운영이 되고 있으나 몇가지 문제점도 나왔다.
「기계진동 해석」을 택한 이항구군(16·경기과학고)은 『강의용어가 너무 어려워 과학교과를 이제 반정도 이수한 우리로서는 모르고 넘어 가는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 영어가 많이쓰여 특히 어렵다』 며 『교수들이 좀더 쉬운 용어로 강의해주면 좋겠다』 고했다.
또 실험실습비가 주제에 관계 없이 일괄 1인에 4만원으로 책정돼 실험용시약이 엄청나게 비싼 미생물·유전공학등의 실험팀에서는 다른 연구비를 전용해 쓰는 사례도 있었다.
『이번에 참가한 학생전원에 대한 신상명세및 학습결과는 개인별로 보관되며 대학진학후및 졸업후 사회에 나가도 상당기간 사후관리를 해 앞으로 영재교육을 위한 자료로 삼을 예정』 이라고 조병하위원장은밝혔다.<김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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