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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는 온통 울음 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LA에서 두번째로 태극기가 오르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순간, 4백여명의 한국교민들은 한가운데올려진 태극기를 우러러보며『동해물과 』 를 합창했다.
그목소리는 너무 우렁찼다. 그리고 교민들의 눈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히고 곧 뺨으로 흘러내려도 아무도 닦으려 하지않았다.
시상대에 올라선 이날의 금메달리스트 안선수는 땀이 비오듯흐르는 얼굴을 도복자락으로 닦아내며 의연한 자세로 우뚝서 있었으며 열기에찬 한국응원단과 미국인등 외국관중의 환호와 박수에 두손을 번쩍들어 답했다.
시상이 진행되는동안 관중석에서는 경기도중 금지된 플래시가 수없이 번쩍거렸으며 모두들 흥분된 가슴을 안고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었다.
안선수의 금메달이 확정되는순간 한국팀의 장은경코치는 경기장 위에까지 올라가 안선수를 얼싸안고 목이멨다.
장코치는 흐르는 눈물을 주먹으로 닦았다.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유거기... 리한 경기를 벌이고도 금메달을 놓친 것을 못내 아쉬워하다 이번 LA에서 금메달을 얻어 자신이 못이룬 소원을 풀겠다고 이를 악물고 지금껏 참아왔다며 안선수의 승리에 내가 금메달을 딴것처럼 인생최고의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고 2분정도지난 뒤부터 안선수가 이탈리아의「감바」선수에게 우세를 보이기시작하자 관중석의 한국응원단은 이미 금메달을 예견한듯 환성을 올리기 시작했다.
안선수가 후반전 중반부터 효과2점을 얻어 더욱 승세가 굳어지자 관중석의 한국교포들과 미국인들은 다함께 손을 흔들며 「코리아」를외치기 시작했으며 경기장 오른쪽에 몰려있는 한국응원단석엔 대형태극기와 수기들이 물결치기 시작했다.
한국응원단은 마지막 3초를 남겨놓고 안선수가 「감바」 선수의 잽싼 마지막공격을 제비가 물을차듯 살짝비켜서며 경기종료 부저가 울리자 『금메달이다』 고 함성을지르며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국응원단은 거의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 코리아」를 함께 목이 터지게 외쳤다.
『안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관전하던 한국선수단·임원들은 물론 취재기자들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악수를 나누고 기쁨을 나누었으며 경기장 본부석왼쪽 윗관중석에 앉아있던 이영호제육부장관, 박종규IOC위원도 함께 벌떡일어나 박수를 치며 서로 악수를 나누었다.
시상이 끝나고 경기장 한쪽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는 여느 경기때와는 달리 1백여명의 취재진들이 모여 안선수에게 질문을 퍼부었으며 기자회견이 끝난뒤 외국기자들도 한국기자들과 선수단·임원들에게 안선수에 대해서 알려달라며 취재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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