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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전 일미술품2백50점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국립중앙박물관에 일본유명작가의 미술품 2백50여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물실에 고이 간직된 이 작품들은 이왕직미술관이 1930년대 동경에 가서 1점에 3백∼5백원 (당시 기와집 한채값 1백50원)의 거액을 들여 사들인 것이다.
이 작품들은 일제시대 전시되었다가 광복과 함께 유폐, 40년간 한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작품은 일본화·서양화·공예·조각등 일본 근대미술사의 한폐이지를 차지하는 중요작가의 대표작들이다.
수장품중에는 일본『미술년감』(84년도판)에 호당2억8천만원으로 기록된 일본중요문화재 황산대관의 작품 『쟁적』(1937년작)이 들어있다.
일본풍속화와 미인도의 1인자인 이동심수의 『영중미인낭』(호당6천8백만원)도 있다.
이당 김은호화백 (작고)이 서화애호가 단우 이용문의 도움으로 동경유학때 사사한 결성소명의 작품 『서의월』, 같이갔던 소정 변지식화백 (작고)이 배운 소실취운의 작품 『명경지수』도 보인다.
일본조각계의 거목 고촌광운의 작품도 있다. 고촌광운은 나무조각의 일인자-. 대인흉상크기의 작품 1점에 1억2천만원을 받는 작가다. 선전시대 이름을 떨치던 인체조각가 일명자실삼의 작품도 있다.
일본최고의 서양화가로 1922년 제1회 선전의 초대작가였던 강전삼낭조의 작품 (호당 2천만원), 제2회 선전의 초대작가 십영의 작품도 수장목록에 기록돼있다. 이동취호, 오십남삼차등 많은 공예가의 작품이 간직되어있다.
이밖에도 일본의 제전, 한국의 선전을 통해 화명을 날리던 송림계월 국지계월 창전백양 대구보작차랑 소기량평 소림무웅 산천수봉 아옥희망 삼목취산 교목관설등 기라성같은 일본 근대미술의 대표작가들이 수두룩하다.
일본은 근대미술발전에 이바지한 이같은 작가들의 작품중 빠뜨려서는 안될 중요작품이 한국에 있음을 앝고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여러차례 대여, 공개해줄것을 요청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
일본 산께이신문이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유명작가의 회고전을 열면서 고박정희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작품1점을 대여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지만 응하지 않은 것은 숨겨진 일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은 공인된 외국의 박물관 미술관이 아니면 대여할수 없다는 규정이있어 완곡하게 물리칠수 있었다.
요즈음도 일본의 미술관장큐레이터 미술평론가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수장된 일본작가의 대표작들을 공개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해 온다는것.
국립중앙박물관이 옛중앙청자리로 옮겨 문을 열면 이 작품들은 일본관에 교대로 상설전시될 예정이다.
미술평론가 이경성씨는 『내년이 광복40주년이고, 한일국교가 정상화된지 20주년을 맞는해여서 일본작가의 작품을 특별전시, 일반에 공개해 재평가를 받는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고 말했다.
당국자도 『국립중앙박물관이 수장한 일본대표작가 작품으로 우리가 꼭보아야할 일본이 가져간 우리의 중요문화재와 교환전을 열수있는 구실을 만들수 있다』고 내다봤다.<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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