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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피부질환 김영표(전남대의대 피부과장)-일광과 피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햇빛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의 에너지원이 되는 고마운 존재다. 태양은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햇빛에 있는 자외선을 통해 소독효과를 나타내며 또 인체에서 완전한 비타민D를 합성해 주는 작용도 갖고있다.
그러나 햇빛이 늘 고마운 것만은 아니다. 특히 여름철의 강한 햇빛은 사람에게 많은 질병을 만들어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암을 발생시키는 방아쇠 구실도 한다.
햇빛의 어떤 파장(290∼320나노미터)을 자주 쬐면 피부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직업상 햇빛을 많이 쬐게되는 백인 농민·어부·선원 등에서 피부암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햇빛은 태양이 지구표면에 수직상태(90도)로 있을 때 제일 많이 쬐게 되는데 이때를 100으로 볼 때 하오3시쯤 50도 각도가 되면 80%, 하오5시쯤 45도로 기울어지면 75%로 일조량이 줄어든다. 그늘진 곳은 항상 그 당시 햇빛 조사량의 반 정도가 된다.
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조사량이 100∼80정도가 될 때 30분정도 햇빛을 쬐면 일광화상을 입는 것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여름철 햇빛을 온몸에 쬘때는 처음은 15분간이 적당하고 다음부터 15분간 씩 늘려나가는 것이 피부를 위해 바람직하다.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햇빛의 반사량도 피부건강에 고려되어야 한다. 모래 위에서는 햇빛 중 일광화상 역피장의 25%가 반사하므로 80의 조사량이라 하더라도 100의 조사량과 맞먹으며 따라서 비치파라솔아래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산으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햇빛의 조사량은 고도3백m가 높아질 때마다 4%씩 증가된다. 높이 9백m의 산정에서는 지표면 보다 l2%나 강한 햇빛을 받게되는 셈이다.
그런데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날씨의 상태와 일광화상파장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대기오염 등으로 날씨가 청명하지 않은 경우에 일조량은 적어질 수 있지만 해로운 파장의 햇빛은 그대로 지상에 도달할 수도 있어 꼭 대기가 청명할 때만 화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화상이외의 피부암은 황인종인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크게 걱정할 것은 못된다. 햇빛에 의한 피부암은 백인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이며 흑인은 이 같은 피부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황인종은 그 중간쯤이지만 역시 발병률이 낮다는 것이 통계상으로 나와있다.
그 이유는 피부에 있는 멜라닌 색소가 유해한 광선의 피부 속 침투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밖에 약물·화장품·식품에 함유된 어떤 성분이 햇빛에 의해 활성화되면서 체질에 따라 피부염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 여름철에는 너무 많은 햇빛을 쬐지 않도록 각자가 조심하는 것이 피부건강을 위한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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