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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미디아 위험한 병원균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클라미디아라는 신종 성병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전역에 번지고 있다』는 보도가 최근 한달 사이에 자주 등장하자 이에 대한 독자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면역기능이 없어지는 AIDS범이 화제가 된 후라 클라미디아도 대단한 병원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클라미디아(Chlamydia)란 단순히 비임균성 요도염이라는 일종의 성인질환을 비롯한 몇 가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일 뿐이며 그렇게 위험한 것도 아니고 더구나 새로 나타난 성병도 아니다.
클라미디아의 정체와 이로 인한 질환에 대해 전문가인 연세대의대 이정복교수(부속 영동병원 피부과장)로부터 알아본다.

<정체>
클라미디아는 과거에는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여겨왔으나 지금은 오히려 박테리아의 범주에 넣고있다.
그것은 클라미디아 세포가 DNA와 RNA를 갖고 있고 박테리아와 비숫한 세포체제를 이루고 있기때문이다.
클라미디아는 크게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와 클리미디아 시타시등 2종이 있으며 전자는 주로 인체의 생식기계 감염증의 원인으로, 후자는 조류나 포유동물에 시타코시스(일명 앵무새병)라는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라미디아 세포에는 직경 0.5∼1.0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천분의 1mm)인 대형과 0.3마이크로미터인 소형이 있는데 작은것이 감염성을 지니고 있다.

<유발질환>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에도 A형·D형·K형등 15가지의 형이 있으며 이것이 일으킬 수 있는 질환에는 ▲비임균성요도염 ▲자궁경부염 ▲성병성 임파육아종 ▲봉입소체성 결막염 ▲트라코마 ▲소아폐렴 등이 있다.
이중에서 클라미디아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비임균성요도염이며 임파육아종이나 트라코마·폐렴 등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클라미디아가 요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10여년전에 밝혀진 일로 미국에서는 연간 2백만명의 비임균성요도염 환자가 발생하며 이의 상당수가 클라미디아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비임균성요도임이나 자궁경부염의 원인균에는 이밖에도 헤르페스, 칸디다, 트리코모나스, 마이코플라스마 등이 있으나 절반정도는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에 의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서울대의대팀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비임균성요도염 환자의 36.3%가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에 의한 것으로 되어있다.
이 요도염은 성접촉후 10∼14일 정도에서 나타나는데 요혼탁·요도소양감·배뇨이상·배뇨시작열감·빈뇨·점액성분비물배출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진단은 일반적으로 잠복기나 증세를 통해 하고있으나 정확한 진단은 균배양검사나 면역형광법을 해야하는데 시설이나 경비·소요시간·기술등의 어려운 점이 많아 대개는 연구목적으로만 하고있다.
치료는 테트라사이클린계통이나 설파계통의 항생제를 2주정도 복용하고 이것이 잘 듣지 않으면 에리스로마이신계통의 약용 쓰게되는데 물론 환자 스스로 임의의 치료는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 여자에서는 거의 증세를 모르고 지나가는 수가 많고 어느 한쪽이 감염되어 있으면 상대방의 80%정도에서 이 균이 검출되므로 부부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을 가진 부인이 분만할 때 아기에게 눈병을 옮길 수도 있으며 또 풀이나 환자가 쓰던 대야나 물수건을 통해 봉입성 절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 가톨릭의대 김재활교수(강남성모병원 안과과장)의 실명이다.
김교수에 의하면 최근 내원 한 결막염환자를 대상으로 균배양검사를 실시한 결과 2명에게서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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