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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성장 방해하는 이른 사춘기, 한방 요법으로 늦추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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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키한의원 박승찬 원장이 병원을 방문한 성장기 학생들에게 키 성장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하이키한의원]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주부 김선희(40·가명)씨는 또래보다 부쩍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에 걱정이 앞선다. 아이의 가슴에 멍울이 잡히고, 얼굴에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성장이 빠르니 키도 많이 크겠지’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성조숙증으로 인한 급격한 성장이 오히려 성장판을 빨리 닫히게 한다는 소리에 조바심이 났다. 하이키한의원 박승찬 원장은 “성조숙증 어린이의 최종 키는 오히려 평균 키보다 작을 수 있다”며 “사춘기가 1년 빨리 시작되면 성인이 된 후의 키가 평균 5㎝ 정도 작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비만·영양 과잉으로 인한 성조숙증 급증

사춘기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시작되는 성조숙증 어린이가 늘고 있다. 여아 만 8세 이전, 남아 만 9세 이전에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어린이는 2009년 2만1712명에서 2013년 6만6395명으로 5년간 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여아가 남아보다 10배 정도 많다.

성조숙증은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이 대부분이다. 비만과 영양과잉·환경호르몬·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조숙증을 유발한다. 박 원장은 “과도한 체지방이 렙틴호르몬을 증가시켜 성호르몬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가슴멍울이 잡히고 여드름··음모·겨드랑이 털·냉대하 등이 나타나면 성소죽증을 의심해야 한다. 남아는 만 9세 이전의 고환 발달과 몽정·변성기·음모·식욕 증가 등이 성조숙증의 징후다.

급격한 성장으로 성장판 조기에 닫혀

성조숙증으로 인한 급격한 신체 변화는 아이의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 8∼9세 어린나이에 사춘기를 맞이해 또래와 다른 모습을 아이가 감당하기 힘들다. 친구와 어울리지 못해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저신장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성장이 빠른 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 크는 기간이 줄기 때문이다. 특히 여아는 초경 이후 평균 6㎝ 정도밖에 크지 않으므로 성조숙증으로 인한 초경이 최종 키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박 원장은 “성조숙증 여아는 성인이 됐을 때 유방암이나 조기 폐경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며 “성조숙증은 반드시 조기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약치료, 초경 지연하고 키 성장 촉진

성조숙증 치료는 또래와 성장속도를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대한 성호르몬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성장호르몬 분비는 촉진하는 것이다. 최근 하이키한의원은 천연한약을 이용한 한방치료의 성조숙증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2006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초경 지연을 목적으로 치료한 481명의 여아(평균 만 9세)를 추적 관찰한 결과, 여성호르몬 발생이 기존보다 20% 정도만 진행돼 1년 이상 초경이 지연됐다. 반면 키 성장을 담당하는 성장호르몬 IGF-1은 274.6ng/ml에서 417.3ng/ml로 치료 전보다 51.9% 증가했다. 키는 총 12.5㎝가 자랐다.

치료의 핵심은 ‘조경성장탕’이다. 하이키한의원에서 자체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성장촉진물질 KI-180과 콜레스테롤·지방분해를 돕는 천연한약을 병행한 처방이다. 한국식품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KI-180은 성장발육에 도움을 주는 천연한약재에서 추출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성장호르몬 IGF-1의 20% 증가 효과를 확인했다. 박 원장은 “흔히 성조숙증 어린이에게 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는데 이는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한방요법으로 안전하게 성조숙증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조숙증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여아는 초등학교 1학년, 남아는 3학년 전에 기본적인 신체 측정이나 성장판 검사로 성조숙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체중관리는 성조숙증 예방의 첫걸음이다. 박 원장은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피하고, 단백질·칼슘·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위주로 섭취한다”며 “조개류·새우·오징어처럼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음식은 성호르몬을 자극하므로 과도한 섭취를 피한다”고 말했다. 또한 TV·컴퓨터·스마트폰처럼 시각적인 자극과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플라스틱 제품)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한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은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줄넘기·농구·수영·스트레칭이 대표적이다. 일주일에 3~5회가량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원장은 “단 역도·유도·기계체조 같은 운동은 성장판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경아 기자 oh.kyeongah@joongang.co.kr

이럴 때 성조숙증 치료 필요해요
● 뼈 나이가 또래보다 2세 이상 앞서갈 때
● 키 130㎝ 무렵에 사춘기가 시작되거나 예측 최종 키가 150㎝ 미만일 때
● 사춘기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를 때
● 이른 사춘기로 인해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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