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시티' 마곡지구 집값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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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일대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방화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상담하는 투자자. 조철현 기자

서울 서부권의 알짜배기 땅으로 불리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103만 평) 주변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20일 마곡지구를 정보기술, 생명공학, 나노기술이 결합된 매머드급 첨단 융합기술 연구개발 단지로 건설하는 내용의 '마곡 R&D시티 계획'을 확정한 이후 아파트 매수세가 늘고 가격도 오름세를 탔다.

지하철 5호선 발산역 대로변 우리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마곡지구 개발 발표 이후 아파트 매입 문의가 하루 10여 건에 이른다"면서 "집주인들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2월 입주한 마곡동 한솔솔파크 33평형 매매가는 사흘 새 3000만원가량 올라 3억5000만~3억7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마곡지구 서북쪽에 있는 방화동 동부센트레빌 2차 31평형도 3억3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내발산동 우장산현대홈타운 49평형은 3000만원 이상 올라 8억원을 넘어섰다.

인근 개미공인 김태원 소장은 "지난달부터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던 터에 마곡 개발 발표가 집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대형 평형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개통(2008년 초)과 방화 뉴타운 등의 재료가 마곡지구 개발 재료와 어울려 일대 부동산 시장을 들뜨게 만들었다. 2003년 11월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방화동 일대 집값은 여전히 강세다. 매수세가 늘면서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뛰고 있다.

하반기 들어 꾸준히 오른 연립주택의 경우 마곡 개발계획이 나온 이후 평당 200만원 정도 올라 평당 1500만~17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 단독주택도 평당 800만~1000만원을 웃돌면서 상반기보다 20% 정도 뛰었다.

방화뉴타운에 포함되면서 마곡지구와 붙어 있는 방화1동 긴등마을의 경우 단독주택 지분값은 이달 초 평당 1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200만원이다.

반면 주변 토지시장은 겨울 한파만큼 썰렁하다. 내년 말 이후 지급될 보상금의 재투자와 대토(代土)에 대한 문의만 간간이 있을 뿐이다. 방화동 한백부동산 관계자는 "올 초 보상가가 높게 책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개발 호재에도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 포인트=마곡지구 주변 지역은 지하철 9호선 개통, 방화뉴타운 건설 등 대형 호재와 맞물리면서 서울 서부권 부동산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강서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투자 유망 아파트로 재건축 단지인 강서구 화곡동 화곡2주구와 대우 푸르지오, 내발산동 우장산 현대홈타운 등 마곡지구와 인접한 대규모 단지를 꼽는다. 방화1동과 마곡동 한솔, 현대, 신동아, 경남아파트도 마곡지구 개발에 따른 혜택을 입을 곳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마곡지구 안에서도 아파트가 많이 분양되면 주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게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마곡지구에 붙어 있으면서도 방화뉴타운에 포함되지 않은 공항동 일부 지역도 수혜가 예상된다. 마곡지구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 경우 아파트 입주권이나 이주자 택지를 분양받을 수 있다. 대부분 논과 밭으로 사유지가 85%를 차지하는 마곡지구 땅값은 이미 오를 만큼 올라 있어 투자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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